매출 비중 높은 식품 제조·판매 수익성 저하…신세계푸드 “제이릴라 IP 사업 육성 및 사업부 간 시너지 강화할 것”
#비중 가장 큰 매입유통 수익성 하락
올해 3분기 신세계푸드의 연결 기준 매출은 3732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3424억 원) 대비 9%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역시 1조 508억 원으로 9932억 원을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신세계푸드의 영업이익은 66억 원에서 43억 원으로 35% 하락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202억 원에서 168억 원으로 17%가량 하락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은 악화된 셈이다.
신세계푸드의 최근 실적은 단체급식 혹은 식자재 기업으로 함께 묶이는 경쟁사에 비교하면 더욱 초라해진다. CJ프레시웨이의 3분기 매출은 75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2조 369억 원을 기록하며 2조 원대를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5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164억 원 대비 115%, 1~3분기 누적으로는 108% 늘었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893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 155억 원이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가량 증가한 2조 8711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그린푸드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40억 원에서 283억 원으로 102%,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6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2억 원에 비해 22% 증가했다.
신세계푸드의 영업이익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매입유통 사업부문의 수익성 저하 때문이다. 매입유통 사업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 5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신세계푸드는 올해 3분기 1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3분기 매입유통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197억 원에서 올해 167억 원으로 15% 감소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식품유통뿐 아니라 식품 제조 및 가공 영역에서 원재료와 환율 상승 등 전반적인 제반 비용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식자재 유통에 더해 최근에는 식품 제조 및 가공 부문을 강화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금 흐름도 둔화된 모습이다. 신세계푸드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1~3분기 800억 원에서 올해 26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재고자산이 늘거나 매출채권이 증가했을 때 악화한다. 3분기 현재 재고자산은 1275억 원으로 지난해 12월(900억 원)보다 늘어난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상품 재고가 456억 원에서 790억 원으로, 제품 재고가 97억 원에서 113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은 1156억 원에서 1291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6월 30일 종가는 10만 1500원이었다. 그러나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해 올해 6월 30일에는 5만 6300원을 기록했으며, 11월에는 4만 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신사업인 제이릴라 활용 IP와 대체육 사업 주목
신세계푸드는 사업부문의 또 다른 한 축인 제조서비스(급식 사업 및 외식사업) 사업에서는 수익성이 개선됐다. 올해 3분기 신세계푸드의 제조서비스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52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6억 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1~3분기 제조서비스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총 107억 원으로, 76억 원 대비 늘었다. 신세계푸드는 단체급식 사업과 노브랜드버거, 오슬로 등 외식 브랜드를 다수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외식 브랜드 중 신세계푸드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연결 자회사 스무디킹코리아는 6억 1965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푸드가 스무디킹코리아를 인수한 2015년부터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스무디킹코리아는 스무디 외에도 커피, 라떼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주력 메뉴가 스무디라는 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국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신세계푸드가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이 향후 얼마나 회사의 수익성에 도움이 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신세계푸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부캐’ 고릴라 ‘제이릴라’를 이용한 IP 사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청담동 SSG푸드마켓에 빵집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열었고, 올해 11월 24일에는 제이릴라를 활용한 NFT(대체불가토큰)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특허청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주류, 레스토랑서비스업, 가구, 소모품 등에 대해 ‘제이릴라’ 상표를 출원 및 등록한 상태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 회장)는 “캐릭터가 성공하면 여러 제품에 활용할 수 있어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다. 궁극적으로는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지도 생긴다”며 “성공 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정용진 부회장과 캐릭터가 어느 정도 알려져 있기 때문에 홍보 효과는 빨리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의 신사업인 대체육 사업부문도 관심을 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대체육 브랜드 ‘베터미트’를 출시하며 국내 대체육 시장에 진출했다. 회사는 대체육 사업 고도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에 ‘베러푸즈(Better Foods Inc.)’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신세계푸드는 현지법인 설립 투자금 규모도 당초 60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로 줄인다고 지난 9월 공시하는 등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스무디킹코리아는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베러푸즈는 회사 내부 운영상 현지에 회사 설립이 아직 안 된 상태로 구체적인 설립 일자는 미정”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단체급식과 외식 사업이 활성화된 면은 있다. 앞으로 식품뿐 아니라 스포츠, 패션 등 영브랜드와 제이릴라 캐릭터 협업을 통해 IP 사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또 사업부 간 시너지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