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모색 김덕룡 행보 막후

MB가 조종? 그럴리가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의 움직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YS계 핵심이기도 한 김 의장은 최근 공천에서 탈락한 새누리당 및 민주통합당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년 전에 있었던 정치 보복적이고 편파적인 공천학살이 또 다시 반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면서 박근혜 위원장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던 김 의장은 3월 들어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의장은 안상수 전 대표, 정의·원희룡 의원, YS 차남 김현철 씨 등 새누리당 인사들뿐 아니라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한광옥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와 접촉했다. 또한 정운찬 전 총리에게도 합류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장은 정 전 총리에게 신당 대표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국민생각의 박세일 대표와 함께 새누리당 내 반박 세력과 구 민주계 등을 규합해 새로운 중도·보수정당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치권에선 김 의장이 준비하는 신당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공천에 탈락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 중 상당수도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재광 정치컨설턴트는 “명분이 없다. 신당이 만들어진다 해도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김 의장의 이러한 정치적 행보에 이명박 대통령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2007년 대선 당시 MB 캠프 최고 의사결정그룹인 ‘6인회’ 멤버였던 김 의장이 ‘박근혜식 공천’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이 대통령의 뜻에 따라 세를 규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청와대 정무 라인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 이 대통령은 신당에 부정적이다. (김 의장이) 하는 것을 굳이 막진 않겠지만 이 대통령과 교감이 없는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부인했다.

동진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