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 재개발 아파트 건설 현장 ‘근로자 인분’ 몸살

현장서 생리현상 해결 불구 안일한 관리…시공사 “지속적 환경교육 실시하며 적발 시 퇴출”

[일요신문] 부산에서 건설 중인 한 아파트가 현장 근로자들이 배설한 것으로 보이는 대·소변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해당 아파트는 골조가 완공된 상태로 내부 마감공사에 들어갈 시점이어서 관리소홀에 대한 눈총이 더욱 따갑다.

중흥토건이 부산 사상구 덕포1구역에 건축 중인 아파트 모습. 사진=정민규 기자 

문제가 된 곳은 명품아파트를 지향하는 중흥토건이 시공하는 한 아파트단지다. 해당 아파트는 덕포1구역재개발사업으로 출발했다. 2006년 6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17년 11월 관리처분인가 등을 거쳤으며 2023년 7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건설현장은 어디든 근무조건이 열악하다. 특히 위생시설이 그렇다. 이에 시공사는 현장 근로자의 생리현상을 해결할 간이화장실을 비치하고 있다. 하지만 시공사의 안일한 현장관리와 근로자의 낙후된 인식이 겹쳐 아파트 품질관리에 절대요소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기물, 다시 말해 ‘버리는 것’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처리되는 등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하지만 부산 사상구에 소재한 이 아파트는 이러한 관리에서 벗어나 있다. 시공사인 중흥토건이 명품아파트를 짓겠다고 해놓고는 근로자의 배설물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안 보이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입주민을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대변이 놓인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제보자 제공

인간의 배설물인 대변은 대장균이 있어 콘크리트 틈 사이에 박혀있으면 언제든지 사람의 인체로 침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만일 아파트 실내에 대변이 발견되면 물청소를 병행한 제거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아파트에 작업 중인 한 근로자는 “공사장의 열악한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출근 전에 볼일을 보고 작업에 임한다. 작업 중에 보이는 대변들이 불쾌감을 넘어 이러한 아파트에 입주하는 입주민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제보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아파트 시공사인 중흥토건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하려면 대변은 바로 청소를 하기에 묻히는 경우는 없다”며 “지속적인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근로자가 잘 지키지 않아 문제다. 화장실을 설치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이 용변을 보고 적발될 경우 해당 근로자는 즉시 퇴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상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따로 건축 행정에서 조치할 내용은 없지만 시공사에 아파트 품질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 아파트 주변에는 관공서가 많고 상시 개방돼 근로자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내부에서 볼일을 보는 행위는 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