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15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57회는 '봉대산 불다람쥐와의 숨바꼭질' 편으로 꾸며진다.
2009년 겨울. 울산의 한 풋살 경기장에 무언가가 쓰러져 있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였다. 대체 최상위 포식자 수리부엉이는 왜 삶의 터전인 산을 두고 도심으로 내려온 걸까.
그 이유는 바로 산불 때문이었다. 세 개의 산으로 둘러싸인 울산 동구에선 10년간 무려 100여 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그중 봉대산은 2009년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전대미문의 연쇄 산불의 원인은 무엇일까. 등산객이 없는 야심한 시간에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발화한다는 점, 그리고 강풍이 부는 날이면 어김없이 불길이 솟아오르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분명 방화범의 소행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10년 넘게 이산 저산 불을 놓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탓에 연쇄 산불방화범에 '봉대산 불다람쥐'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매년 겨울 그것도 황혼에서 새벽 무렵에 방화를 저지르는 '봉대산 불다람쥐'에 몸살을 앓던 울산, 참다못해 '불다람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금까지 이런 포상은 없었다. 불다람쥐에 걸린 현상금 액수만 무려 3억 원에 달했다. 여기에 인센티브로 결정적 제보자에게는 특채에 승진 기회까지 로또나 다름없는 포상금에 시 전체가 일명 '올빼미 작전'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범행을 멈추지 않는 불다람쥐. 하지만 제아무리 날쌔더라도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또다시 일어난 방화에 불다람쥐의 흔적이 드러나는데 10년 넘게 울산을 공포와 분노에 빠뜨렸던 연쇄 산불방화범의 정체를 밝힌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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