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띄워봐야 별 볼일 없더라
▲ 김여진은 적극적인 사회운동 참여로 인해 총선 출마설이 돌았었다. 사진은 ‘청춘 콘서트’에서 사회를 보는 모습.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정준호. |
그렇지만 설은 설로 마무리됐다. 그나마 배우 최란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며 ‘깜짝 카드’로 등극할 뻔 했지만 결국 공천을 받지 못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란은 새누리당의 한 공천심사위원회 인사의 권유로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고 한다. 새누리당에서 먼저 최란의 비례대표 공천 신청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막판까지 김미화를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하려 했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화 역시 선거철마다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연예인이지만 본인은 거듭해서 출마 의사가 없음을 강조해왔다.
현역 의원으로 출마 ‘유력 카드’였던 최종원 유정현 의원은 모두 소속 정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최종원 의원은 민주통합당 3차 경선에서 패배하며 현역 지역구 의원임에도 공천 경쟁에서 탈락했다.
현역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김을동 의원이 서울 송파 병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지역구 출마를 위해 오래전부터 서울 송파 병에 정성을 기울여 온 터라 당선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한 국민의명령 대표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보인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역시 지역구(부산 북강서을) 공천을 받았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총선 출마가 유력해 보였지만 지난 2월 예술의전당 이사장으로 임명되면서 총선 출마 후보군에서 이름을 내렸다.
▲ 차인표. |
사실 당시 총선에 출마할 뻔한 연예인은 차인표가 아닌 배우 A다. 주위의 거듭된 출마 권유로 인해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것으로 뜻을 정했던 A는 당시 출연 중이던 드라마가 예상보다 한 주 더 방영되면서 종영일이 1월 12일을 넘겨 아쉽게 출마 의사를 접었다. 주위 권유로 출마 의사를 굳혔지만 고심을 거듭하던 A는 출연 드라마의 종영이 늦춰지면서 출마가 불가능해지자 내심 안도했다는 후문이다.
김여진 역시 출마 유력 연예인 가운데 한 명이었다. 특히 그는 지난해 ‘희망버스 운동’ ‘반값 등록금 투쟁’ 등에 적극 참여하며 정치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김여진이 갑작스런 임신 소식을 알려왔다. 결혼 12년 만에 어렵게 임신에 성공한 김여진은 출산 예정일이 3월 첫째 주였다. 총선에 출마하려면 산후 조리를 할 틈도 없이 선거 운동에 돌입해야 해 물리적으로 총선 출마가 불가능했다.
항간에선 정준호 역시 이번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2월 중순 본인이 운영하는 사업체와 관련해 배임 횡령 혐의로 피소되면서 출마의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월 1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관련 혐의를 강력 부인한 것 역시 총선 출마를 위한 움직임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정준호 측은 애초부터 총선 출마 의사가 없었다고 밝혔다. 정준호의 화려한 인맥으로 인해 꾸준히 정계 입문설이 나돌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정계보다는 사업에 더 치중하고 있다고. 특히 지난해 부산에서 큰 사업을 시작해 총선 출마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정치 참여 행보를 보인 몇몇 연예인은 개인 사정으로 출마가 힘겨워진 가운데 현역 의원인 연예인들마저 연이어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출마 연예인의 수가 급감했다. 게다가 연예인 깜짝 카드까지 전무하다.
이런 정치권 분위기에 대해 이재관 정치컨설턴트는 “요즘 선거에서 연예인이 큰 메리트가 없다. 연예인보다는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는 전문직 인사에 대한 정치권의 선호도가 더 높다”면서 “소녀시대나 이효리처럼 요즘 인기 많은 연예인을 데려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예 부산 사상의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처럼 참신한 신인을 내보내는 게 더 낫다는 게 정치권의 인식”이라고 설명한다.
신민섭 기자 leady@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