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우영우’ 수상 여부에 관심 집중…‘더 글로리’ ‘D.P.’ ‘카지노’ 등 후속 시즌 기대
미국 유력 매체 포브스는 새해 첫 날인 1월 1일(현지시각),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12월 3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 글로리’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처럼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등은 국경을 넘어 외신들도 새해부터 가장 먼저 주목하는 콘텐츠로 거듭났다. 이에 발맞춰 2023년 반드시 체크해야 할 K콘텐츠를 짚어봤다.
#아카데미·골든글로브·에미상 석권할까
K콘텐츠는 2020년 이후 글로벌 시장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박찬욱·이창동·고 김기덕 감독 등이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유럽을 기반으로 한 영화제에서 두각을 보인 적이 있지만 ‘글로벌 스탠더드’라 할 수 있는 미주 시장에서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하지만 2019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은 2020년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총 4관왕에 오르며 세계무대의 중심에 등장했다. 그 배턴을 이어받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2022년 미국 최대 권위 방송상인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 감독상 등을 석권했다.
올해도 그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곧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또한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예비후보 15편에 포함된 이 영화는 1월 중 발표되는 최종 후보(5편) 명단을 기다리고 있다. ‘헤어질 결심’이 여기에 포함되면,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다시금 아카데미를 정조준하게 된다.
일단 전망은 밝다. ‘헤어질 결심’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극찬한 작품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2월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해 내가 본 위대한 영화 중 몇 개를 꼽아봤다. 내가 놓친 것은 뭘까”라며 17개 작품의 제목을 공유했다. ‘헤어질 결심’은 이 리스트 두 번째 줄에 자리했다. 이를 통해 미국 전역에 다시금 그 이름을 알린 터라 무난히 최종 후보에 안착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애플TV 플러스 ‘파친코’가 가세한다. 두 작품 역시 1월 열리는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 후보에 올랐다. 물론 ‘파친코’는 국내 제작사 작품이 아니지만, 한국 이민자 4대에 걸친 이야기를 담았고 윤여정·이민호·김민하 등 한국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은 터라 의미가 남다르다.
2022년에는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이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상과 남우주연상 등 2관왕을 거머쥔 바 있다. 이는 한국 작품 최초 수상이었다. 만약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다시금 수상하게 되면 2년 연속 한국 드라마가 해당 부문을 차지하는 쾌거를 일구게 된다.
9월 개최 예정인 에미상 시상식에도 눈이 간다. 2022년 ‘오징어 게임’이 비 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6관왕에 오른 바 있다.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넷플릭스를 통해 K콘텐츠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은근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넷플릭스 자본이 투입돼 ‘오리지널’로 소개되는 작품들은 에미상에서 ‘한국 작품’이 아닌 ‘미국 작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한국의 크리에이터와 배우들이 참여한 이 작품들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K콘텐츠’로 인식되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속편을 주목하라!
올해는 유독 속편이 많이 공개된다. ‘속편이 제작된다’는 것은 전편의 성공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적잖은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속편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가져올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넷플릭스는 올해 ‘D.P.’와 ‘스위트홈’ 시즌2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D.P.’는 확정이고, ‘스위트홈’은 조금 더 공개 시기를 재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플릭스패트롤 기준으로 넷플릭스 흥행 TV쇼 5위까지 오른 ‘더 글로리’는 오는 3월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된다. 이미 공개된 8개 에피소드가 전 세계 시청자들을 열광시킨 터라, 3월 공개 직후 시청자가 몰리면 앞선 성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주도권을 내준 디즈니 플러스 역시 K콘텐츠를 앞세워 절치부심 중이다. 배우 최민식·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카지노’의 후속 시즌을 1월 중에 공개한다. 또한 최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주목받은 배우 이성민을 앞세운 ‘형사록’ 시즌2 역시 연내 출격한다.
넷플릭스는 이미 K콘텐츠 속편으로 재미를 봤다. 최근에는 연애 콘텐츠 ‘솔로지옥2’도 공개했다. 이외에도 역대 넷플릭스에서 가장 성공한 콘텐츠로 손꼽히는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등도 속편을 준비 중이다. 애플TV 플러스는 ‘파친코’ 시즌2로 맞불을 놓는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급증하면서 성공한 콘텐츠에 기댄 속편이 연이어 준비 중이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2 등은 제작 추이상 올해 안에 볼 순 없지만 향후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K콘텐츠의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