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동창 이명희가 부러워…’
▲ 2004년 5월 막내딸 장정안씨 결혼식에 참석한 신영자 부사장. 롯데쇼핑이 상장되면 신 부사장의 주식평가액은 9백억원,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롯데 계열사 주식을 합하면 1천억원대의 부호가 된다. | ||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두 개의 롯데왕국을 건설한 신격호 회장은 1941년 단돈 83엔을 들고 일본땅으로 건너갔다. 신 회장은 도일 전인 39년 19세의 나이에 같은 마을에 사는 노순화씨와 결혼, 신 부사장을 얻었다. 노순화씨는 남편의 도일 10년 뒤인 51년 29세의 나이에 요절했다(사망신고는 60년 7월). 신 부사장은 양친이 없는 상황에서 사춘기를 통과한 셈이다.
그 사이 신격호 회장은 일본 외무부 대신의 여동생인 다케모리 하쓰코와 재혼(52년)할 만큼 성공했다. 하쓰코씨는 동주와 동빈 형제를 낳았고 신 회장은 동생들을 일본으로 불러 사업을 크게 불려 나갔다.
그 사이 신 부사장은 부산여고를 나와 이화여대 가정학과로 진학했다. 백화점 업계의 라이벌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그의 고교-대학 동창이다.
신 부사장은 부친의 한국투자 프로젝트가 시작되던 무렵인 67년 3월 대구의 재벌이던 선학알미늄의 2세인 장오식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 재영(68년생), 큰딸 혜선(69년생), 둘째딸 선윤(71년생), 셋째딸 정안(73년생) 등 1남3녀가 있다. 지난 2004년 5월 신 부사장은 막내딸 정안씨의 결혼식을 치러 모든 자녀들의 혼사를 끝냈다.
신 부사장의 사회생활은 선학알미늄에서 시작됐다. 막내딸을 낳기 직전인 73년 초까지 선학알미늄 이사로 재직하다가 73년 5월 롯데호텔 이사로 옮긴 것. 신 부사장은 79년 11월 남편인 장오식씨와 이혼하면서 회사를 롯데쇼핑으로 옮겼다. 이때부터 패션과 의류 사업에 폭넓게 관여하기 시작한 것.
남편 장씨는 한때 재혼했다가 이혼한 뒤 홀로 지내고 있다. 지난 2004년의 막내딸 결혼식에는 장오식씨도 참석하기도 했다.
신 부사장의 큰아들 재영씨는 몸이 불편해 신 부사장이 유달리 애정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딸 혜선씨는 동생인 선윤씨나 정안씨와는 달리 롯데에서 일한 경력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선윤씨나 정안씨는 차례로 롯데쇼핑의 패션 쪽 바이어를 지내면서 언론매체에 그들의 존재를 알렸다. 정안씨의 경우 미국 유학을 거쳐 롯데본점의 영캐주얼 바이어(과장)직을 맡았다가 국제변호사인 이승환씨와 결혼하면서 롯데에는 휴직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 신동빈 부회장의 그룹승계가 본격화되면서 신영자 부사장의 독립이 점쳐지고 있다. | ||
신 부사장과 신동빈 부회장의 사이가 어떻다는 얘기는 거의 흘러나오지 않는다.
다만 신 부회장이 국내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신영자 부사장 집에서 열리는 신격호 회장의 첫 번째 부인 노순화씨의 제사에 참석해 제사를 주관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또 지난해 3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크리스피 크림 도넛 2호점 개점 행사에 신 부사장과 신 부회장의 생모인 시게미쓰 하쓰코씨가 함께 참석해 매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는 신 부사장과 새어머니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신 부사장의 스타일은 다소 깐깐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패션 쪽에 종사해서인지 대담한 색의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을 선보여 주위의 시선을 놀라게 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정열적인 면도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또 한때 그는 롯데쇼핑에 직접 화랑을 경영하면서 이런 저런 모임을 주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몸이 불편한 아들을 끔찍하게 챙긴다는 그가 향후 기업가로서 어떤 행보를 걸을지 주목받고 있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