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인디아나 존스’에 ‘미션 임파서블’까지…흑인 캐스팅 논란 실사판 ‘인어공주’도 눈길
2023년 극장가를 강타할 기존 흥행작의 속편들 가운데 3월 개봉 예정인 ‘존 윅: 챕터 4’가 가장 먼저 관객들을 만난다. 1편 13만 명, 2편 27만 명, 3편에 이르러 비로소 1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썩 대단한 흥행 성적표는 아니다. 그렇지만 마니아층이 확실하게 구축된 영화인 만큼 개봉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4편에는 액션스타 견자단이 존 윅(키아누 리브스 분)의 오랜 친구 역할로 합류해 눈길을 끈다.
5월에는 ‘분노의 질주10’이 개봉할 예정이다. 애초 ‘분노의 질주10’은 시리즈 마지막 편이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11편이 마지막이 되는 것으로 방향이 수정됐다. 애초 기획됐던 10편이 파트1과 파트2로 나뉘어 파트1이 10편으로 개봉하고 파트2가 11편으로 추후 개봉한다. 9편에 이어 루크 홉스 역할의 드웨인 존슨이 출연하지 않지만 지젤 역할의 갤 가돗이 돌아온다. 관심사는 이미 6편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온 지젤이 어떻게 되돌아오느냐다. 7편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온 한 역할의 성강 역시 9편에서 돌아와 10편에도 출연해 한과 지젤의 로맨스가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6월에는 ‘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다이얼’과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이 개봉할 예정이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5편인 ‘인디아나 존스와 운명의 다이얼’에는 당연히 해리슨 포드가 출연하지만 4편까지 연출을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 대신 제임스 맨골드가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트랜스포머' 시리즈 7편에 해당되는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범블비’에 이은 리부트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5편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까지를 오리지널 시리즈로 구분하고 ‘범블비’부터 리부트 시리즈다. 특히 이번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에는 새로운 캐릭터인 맥시멀이 등장하는데 맥시멀은 기계적인 동물의 형태로 그려진다.
7월에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 개봉할 예정이다. 시리즈 7편으로 당연히 에단 헌트 역할의 톰 크루즈가 출연한다. 9분 풀타임 액션 영상과 티저 예고편 등이 공개됐는데 이 영상들만으로도 엄청난 액션 퀄리티가 입증돼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11월에는 ‘듄 파트2’가 개봉할 예정이다. 2021년 1편이 개봉해 16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흥행 기록이다. 1편이 평단의 고른 지지를 받으며 마니아층도 탄탄해 2편을 기다리는 영화팬들이 많다.
기존 영화의 속편은 아니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영화 ‘오펜하이머’도 기대작이다. 영화 팬들 사이에선 놀란 감독의 영화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놀란 영화의 새로운 속편’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비밀리에 진행된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최근 주춤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도 2023년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 중이다. 2021년 ‘블랙 위도우’로 시작해 2022년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까지 이어진 페이즈4가 두루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며 ‘어벤져스’를 중심으로 한 페이즈3까지 이어진 전성시대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2023년에는 페이즈5가 시작된다.
2월 17일 개봉 예정인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시작으로 5월 5일 개봉 예정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7월 개봉 예정인 ‘더 마블스(캡틴 마블2)’ 등이 2023년 극장가를 공략할 MCU 영화들이다.
페이즈5의 시작을 알리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양자 영역’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루며 MCU가 선보일 새로운 세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특히 타노스라는 절대 빌런을 물리친 상황에서 강력한 빌런인 ‘정복자 캉’이 새롭게 등장해 눈길을 끈다. 절대 빌런이 없는 상황에서 페이스4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터라 페이즈5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정복자 캉의 존재감에 기대가 크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티저 포스터를 통해 “무한한 우주의 정복자가 깨어난다”고 정복자 캉을 소개했다.
아무래도 국내 팬들 사이에선 ‘더 마블스’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다. 기존 흥행 성적만 봐도 ‘캡틴 마블1’이 580만 명을 동원해 1위다. ‘앤트맨’ 시리즈는 1편이 284만 명, 2편이 5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1편 134만 명, 2편 273만 명 수준이었다.
게다가 ‘캡틴 마블’ 2편인 ‘더 마블스’에는 한국 배우 박서준이 출연해 국내 팬들의 관심이 크다. 박서준은 캡틴 마블인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 분)의 남편으로 노래로 소통하는 뮤지컬 행성 알라드나의 리더 얀 왕자 역할을 맡는다. 뮤지컬 행성이 배경이라는 점과 브리 라슨이 가수 출신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할리우드에서는 ‘더 마블스’가 MCU 최초의 뮤지컬 영화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DC 확장 유니버스(DCEU)는 2023년 4편의 영화를 극장 개봉할 예정이다. 3월 ‘샤잠! 신들의 분노’, 6월 ‘더 플래시’, 8월 ‘블루비틀’, 12월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등이다. 국내 극장가에선 MCU에 비해 DCEU는 크게 흥행에 성공하진 못해왔다. 그렇지만 1편이 50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DCEU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아쿠아맨’의 2편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기대작으로 겨울 성수기인 12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들도 여럿 개봉한다. 고정 관객층이 확실한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는 한국 극장가에서 확실한 흥행 동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실사판 ‘알라딘’이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시리즈 등을 통해 어른 관객층의 호응까지 이끌어낸 바 있다.
가장 큰 기대작은 5월 개봉 예정인 디즈니의 실사판 ‘인어공주’다.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 주연으로 화제성이 단연 돋보인다. 원작 애니메이션의 인어공주가 백인이었던 터라 흑인 배우가 인어공주 역할로 캐스팅된 것을 두고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제작진의 의지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롭 마샬 감독은 “특별히 정한 정책 같은 건 없었고 그 배역에 가장 적합한 배우를 찾는 과정에서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했다”면서 “모든 인종과 사람들을 살펴봤고 강하고, 열정적이고, 아름답고,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을 뽑으려 했다”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원작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인어공주’의 주요 관객층은 당연히 어린이로 보이지만 ‘인어공주’가 미국에서 전체 관람가인 G등급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에선 ‘인어공주’가 보호자가 지도가 요구되는 관람가인 PG 등급(일반적인 의미의 7세 이상 관람가)을 받았다. 액션과 위험 요소가 있고 일부 공포스러운 이미지가 포함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6세 이하 영유아의 관람은 불가능해졌지만 그만큼 성인 관객에게도 호소할 수 있는 영화라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이외에도 6월에는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11월에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 100주년 기념작 ‘위시’가 개봉하며 12월에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 영화 ‘웡카’가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공포 영화 마니아들이 기다리는 영화들도 대기 중이다. 4월에는 ‘이블 데드 라이즈’, 9월 ‘더 넌2’, 10월 ‘더 엑소시스트’ 등이 개봉할 예정이다.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