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선 전 몸풀기 성공할까

경기서 당신의 능력을 보여줘!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의 ‘반전 행보’가 화제다. 민주통합당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4월 초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총선 막바지 손학규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이 가장 인기가 좋다”며 이들의 역할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목포에 출마해 계속 선거 운동을 해온 박 최고위원과 달리 손 상임고문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평당원의 자세’를 언급하며 당에서 제안한 특별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몇 차례 고사해 오다 수락했다. 하지만 선대위 회의에는 한 번도 참석하지 않는 등 당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그럼에도 대선을 생각해 ‘선대위원장급 광폭 지원’을 계속해 오고 있다.

애초 당에서는 손 상임고문에게 수도권과 충청·강원권 전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손 상임고문은 호남과 영남까지 보폭을 넓혀 지난 5일 광주 방문에 이어 6일에는 대구를 방문해 김부겸 후보(수성갑)와 임대윤 후보(동구)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 같은 폭넓은 유세 활동은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재확인시키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손 고문은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대권주자의 위치를 선점했지만 PK 지각변동을 만들어내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 척박한 강남에 도전장을 내민 정동영 후보에게 밀려 대권 입지가 많이 좁아진 상태다. 지난달 검찰의 돈 봉투 내사 해프닝으로 이미지가 깎인 것도 예상치 못한 악재였다. 손 고문은 “돈 봉투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계 은퇴하겠다”며 조기 진화했지만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통합당의 박 아무개 보좌관은 “민주통합당 대권주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상징적인 역할 하나씩을 맡았지만 손 고문은 불출마 외에 두각을 나타낸 것이 없다”며 “전국을 다니기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뒤처지고 있는 경기남부 지역에 집중해 몇 석이라도 건진다면 향후 대권가도에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손 상임고문이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분당을에서 ‘수제자’ 김병욱 후보가 당선되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말도 한다. 손학규의 대선 전 총선 몸 풀기의 성적은 과연 어떻게 나올까.

김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