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 털어 ‘된장짓’
▲ 왼쪽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활개치는 미녀갱단의 절도 모습. 오른쪽은 조직원들 얼굴로 모두 6인조다. |
요즘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이른바 ‘금발의 미녀 갱단’으로 불리는 범죄집단이 활개를 치고 있어 화제다. 모두 여섯 명으로 이뤄져 있는 이 갱단의 조직원들은 ‘금발에 미녀’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주로 쇼핑센터와 슈퍼마켓을 무대로 절도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표적으로 삼은 희생자들은 주로 잘 차려 입은 여성들이었다. 부유해 보이는 여성들, 그것도 특이하게 금발의 여성들만을 골라 희생양으로 삼았다.
이들의 범죄는 이른바 ‘초스피드’식으로 이뤄졌다. 일단 표적을 정한 후에는 이 여성이 쇼핑을 마칠 동안 뒤를 쫓아 다니면서 망을 봤고, 이 여성이 주차장으로 향하면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피해 여성이 자동차 문을 여는 순간 다가와서는 차에 강제로 태운 후 신용카드를 빼앗는 식이었다.
두 명의 여성이 자동차 안에서 피해 여성을 가두고 있는 동안 다른 두 명의 여성은 빼앗은 신용카드로 쇼핑센터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했다. 이들이 이런 식으로 구입한 물건들은 주로 값비싼 전자제품과 명품 의류 등이었다. 돈을 충분히 쓴 후 돌아와서는 다시 피해 여성의 자동차를 타고 도주하는 것으로 이들의 범죄 행각은 마무리됐다.
상파울루 경찰은 “한번은 7200유로(약 1000만 원)어치의 물건을 구입한 후 은행에서 1250유로(약 190만 원)를 인출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런 식으로 지난 3년 동안 상파울루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범죄를 저지른 횟수는 총 54회였다. 이런 까닭에 지금까지 상파울루 여성들은 이들의 정체가 밝혀지기는커녕 이들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알 수 없어서 늘 공포에 떨면서 지내야 했다.
그런데 다행히 최근 이들 조직원 가운데 세 명이 체포됐고, 이로써 상파울루 경찰은 머지않아 조직원을 모두 소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여성들은 모두 대학을 졸업한 고등교육자들로, 외국어 하나쯤은 구사할 줄 아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조직원 가운데 한 명은 금발의 미모를 자랑하는 카리나 벤드라미니(25)였으며, 대학에서 국제무역학을 전공했던 그녀는 딸 하나를 두고 있는 유부녀였다. 또한 범죄 행위를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곤칼베스 데 올리비에라라는 남성과 조직원 가운데 유일하게 갈색 머리였던 그의 아내인 모니크 카시오타도 함께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