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만 노니? 우리도 ‘실속’ 스폰
▲ 스폰 대중화 시대 한 달에 40만~50만 원을 ‘스폰’하는 조건으로 데이트를 즐기는 ‘소액(?) 스폰서’가 늘고 있다. 사진은 새벽 홍대앞 거리로 기사내 특정 사실과 관계 없다.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화류계의 고객인 남성과 접대부인 여성들에게 이른바 ‘스폰관계’는 적지 않은 로망이었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편하게 일하면서 웬만한 직장 여성 수준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남성의 입장에서도 이 여자, 저 여자 기웃거릴 필요없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한 여자와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대부분 이렇게 스폰을 받는 수준의 여성이라면 외모는 거의 수준급이었다. 남성의 입장에서는 영화를 보러 가거나 밥을 함께 먹으러 가도 주위의 시선을 받게 되니 ‘남자’로서의 자존심도 한껏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스폰이 시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폰을 경험해봤다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스폰 관계는 한두 달만 유지해도 그 여자에 대해서 다 알게 되고 잠자리 재미도 반감된다. 얼마 안가 돈이 아까워지기 시작하고 더 이상의 관계는 무의미해진다. 나도 그랬다. 결국 몇 번 스폰을 해보다가는 하지 않게 됐다. 차라리 그때 그때 만나는 새로운 여성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남자들이 스폰에 대해서 회의감을 갖게 됐을 때 시작된 것이 바로 ‘스몰 사이즈 스폰서’다. 이는 기존의 스폰서보다는 훨씬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도 스폰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다.
비교적 많은 연봉을 받는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이 아무개 씨는 얼마 전 한 바(Bar)에 들렀다. 물론 이 씨 역시 유흥사이트에 많이 드나들고 있어 스폰이 뭔지는 알고 있었지만 정작 그 스스로 스폰을 해본 경험은 없었다.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여러 군데의 바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다니던 바의 여성 바텐더와 친해졌고 얼마 안가 그녀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이 씨는 그 바텐더의 가정형편이 무척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하지만 딱히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순간 ‘스폰’이 떠올랐다.
물론 많은 돈을 주고 하는 스폰이 아니라 50만 원 정도를 주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만나는 것은 어떤가 생각했다. 자신의 월급에서도 50만 원 정도 쓰는 것은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바에 한 번만 가도 최소 7만~8만 원 정도가 드는 상황에서 바에 가는 것만 줄여도 50만 원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바텐더에게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만나고 한 달에 50만 원을 입금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물론 이 만남은 ‘순수한 만남’만은 아니었다. 섹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DVD방 같은 곳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계는 돼야 했다. 여성 바텐더 스스로가 자신을 ‘처녀’라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그 이상은 무리일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더불어 이 씨는 마치 여자 친구와 같은 순수한 감정으로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녀는 어머니 병원비까지 대면서 아주 빠듯하게 살고 있었다. 이 씨가 제안하는 ‘일주일에 한번 만나고 한 달에 50만 원’이라면 그녀에겐 그리 나쁜 조건도 아닌 듯했다. 결국 바텐더는 이 씨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고, 둘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아무래도 돈을 내가 주고 있는 이상 관계의 주도권은 내가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내가 시간을 정해서 만날 수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부담이 덜되고 여성 또한 자신의 일을 하면서 ‘알바’로 나를 만나다 보니 부담이 없는 것 같았고 오히려 큰돈은 아니지만 부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이런 스몰 사이즈 스폰서가 남성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사실 200만 원 이상의 큰돈을 스폰 비용으로 제공할 때에는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매일 바쁜 일상을 사느라 그 시간도 때로는 못내는 경우가 있고 그러다보면 괜히 돈만 아깝다는 생각도 충분히 든다.
그러나 스몰 사이즈 스폰서의 경우에는 정해진 룰이 없기 때문에 당사자들끼리 충분히 서로 조건에 맞는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인 스폰의 경우 최소 200만 원 이상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어 경제력이 없는 남성은 꿈도 꾸기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스몰 사이즈 스폰서는 소액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변형된다. 어떤 남성의 경우에는 여대생과도 스폰을 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달에 2번 정도 만남을 가진 뒤 40만 원 정도를 주는 경우도 있고 또 일부는 가사 도우미와 스폰을 결합시키는 경우도 있다. 원룸의 경우에는 자신의 집에 와서 가사 도우미를 한 후 일정 시간 함께 놀아주는 것으로 돈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가사 도우미와 스폰을 결합하는 경우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끼리만 마음을 먹으면 못할 것도 없다. 어차피 나는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집안일을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해낸 것이지만 총각에게는 밀린 집안일도 해결하고 성욕도 해결하는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러한 변종 스폰은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을 성매매 시장을 끌고 올 부작용이 크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우려를 하고 있다. 여성들이 어렵고 힘든 일은 피하고 그저 한 달에 몇 번 고정적으로 남성을 만나는 것만으로 돈을 벌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도 할 수만 있다면 그런 일이라도 해보고 싶다. 뭐 하러 푼돈 몇 푼 받는 알바를 힘들게 하겠는가. 남성들과 만나 웃고 떠드는 재미있는 시간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또 이런 것에 한번 익숙해지면 다른 일은 잘 하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형태의 스폰은 단속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한 성매매 거래다. 특정한 업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의 입장에서는 확인할 길이 없을뿐더러 또 현장에서 잡는다고 하더라도 성매매를 입증할 방법도 없다. 바로 이런 빈틈을 파고들어 불법 스폰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보다 훨씬 많은 여성들이 성을 팔게 되고 ‘어두운 과거’를 만들게 되는 셈이다.
구성모 프리랜서
키스방 도우미가 내 여친
그곳만 가면 연애모드 “여친 사귈 필요 없어” 헐~
변종 업소 중의 하나인 ‘키스방’에 단골로 드나드는 남성들이 많아지면서 키스방 도우미 여성을 마치 자신의 ‘여자친구’처럼 생각하는 남성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착각 현상은 키스방 자체의 특징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키스방은 일반적인 성매매 업소나 대딸방과는 달리 주로 대화와 달콤한 키스, 그리고 스킨십을 주로 하는 곳이다. ‘유사 성행위 업소’이긴 하지만 ‘그녀와 대화를 즐기고 마치 연인처럼 키스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이에 도취된 남성은 ‘그녀’와의 만남을 100일 단위로 기념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커플링을 끼기도 있다. 또 아침에 일어나면 문자를 보내고 저녁에 잠들 때에도 그녀를 생각한다. 키스방 도우미 여성들을 완전히 자신의 여자친구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한 남성의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사실 키스방에 가면서부터 여자 친구를 따로 사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키스방에 있는 여성들은 우리를 남자친구처럼 대해 준다. 물론 직접적인 성행위는 하지 못하지만 그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어쨌든 지금의 내 여자 친구는 키스방의 그녀다.”
하지만 도우미 입장에서는 이 남성은 대개 손님 중 하나일 뿐이다. 상대가 자신을 여자 친구로 생각하는 건 남성의 입장일 뿐이고 자신은 ‘단골관리’를 통해서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현재 키스방은 20대는 물론 10대 후반 어린 여성들의 유흥가 입문 코스로 알려져 당국의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