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주희시대’
성인영화 콘텐츠 부흥을 위해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성인영화 대상(Korea AV Award)’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작품은 단연 ‘대상’ 수상작인 <레이디K>(21세기미디어 제작)다. 심사위원들은 물론 출품작을 낸 성인영화 제작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수작이라는 평이 잇따랐다. 게다가 <레이디K>의 여주인공 주희가 영화제의 꽃인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면서 겹경사를 맞았다.
“여우주연상을 받아 정말 기분 좋아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리라곤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후보들 가운데 제가 가장 경력이 짧은 데다 예쁘게 나오는 캐릭터도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맡은 캐릭터는 대부분 누굴 괴롭히는 독살스러운 역할들이었죠. 이번 킬러도 역시 그렇고. 예쁘게 꾸미고 애교 부리는 역할을 단 한 번도 못해봤어요. 아마 성인영화계에 저 같은 색깔의 여배우가 없어서 이런 큰 상을 주신 것 같아요.”
주희는 2010년 여름에 데뷔해 성인배우가 된 지 채 2년이 안 되는 신예다. 그렇지만 큰 키에 볼륨 있는 몸매를 갖춘 데다 얼굴 또한 예쁘다. 데뷔 초부터 주희는 성인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이규영 유리 은빛 등 에로영화 전성기 시절 스타들의 뒤를 이을 기대주라는 평을 받아왔다. 게다가 안정된 연기력을 겸비한 덕분에 제1회 대한민국 성인영화 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영화 <레이디K>에선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기했어요. 조직으로부터 짝사랑하던 남자 킬러 ‘민우’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지만 민우가 아닌 그의 애인을 살해해요. 그 사실을 알게 된 민우와 비극적으로 조우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 주된 스토리예요. 대본이 너무 탄탄하고 여자 킬러라는 역할도 마음에 들었어요. 예쁘게 나오는 역할도 아니었는데 여우주연상까지 받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네요.”
성인영화 <레이디K>는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에 촬영했다. 그만큼 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야외에서 정사신을 촬영할 경우 배우들은 말 그대로 살을 에는 추위와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특히 한겨울에 야외에서 이뤄지는 전라 촬영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고층 빌딩 옥상의 헬기장에서 민우와 만나는 장면이에요. 다행히 정사신은 아니고 두 킬러가 헬기장에서 맞서는 장면이었죠. 그날 태어나서 가장 매서운 바람을 만났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 장면이 알몸 정사신이 아니었던 게 정말 다행이죠.”
▲ 지난 25일 ‘제1회 대한민국 성인영화 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주희(오른쪽)와 남우주연상을 받은 신영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