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중단 5년간 아내와도 연락 ‘뚝’
▲ 나훈아가 2008년 초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과 연관된 소문을 해명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나훈아(본명 최홍기)가 이혼 소송으로 다시금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우먼센스>는 나훈아의 부인 정수경 씨(본명 정해인)가 지난해 8월 나훈아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3년 7월 정 씨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은 나훈아는 그해 10월 혼인신고를 했다. 앞선 두 차례의 결혼 당시엔 혼인신고조차 하지 않았던 나훈아에게 정 씨와의 결혼은 최초의 법적 결혼이었고 2세를 얻은 것 역시 처음이었다. 89년엔 둘째 딸까지 낳았다.
나훈아는 국내에서 가수 활동을 이어갔지만 정 씨는 두 아이와 함께 하와이로 거처를 옮겼고 2008년께 시애틀로 이사한 뒤 현재는 보스턴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으로 떨어져 지낸 이들 부부는 왕래가 서서히 줄어들어 몇 년 전부터는 사실상 이혼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결국 정 씨는 “나훈아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며 2011년 8월 이혼 소송을 청구했다.
이혼 소송 제기 시점인 지난해 8월 정 씨는 한남동 소재의 주상복합아파트와 경기도 양평군 소재의 토지 및 건물 등의 소유권 절반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해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 시세로 보면 11억 원가량으로 이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의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양평 소재의 부동산은 그해 6월 매매가 예약돼 있었지만 가처분 결정으로 현재는 매매가 금지돼 있다.
▲ 부인 정 씨의 이혼소송 소식을 다룬 SBS <한밤의 TV연예> 방송 캡처 화면. |
2007년은 나훈아가 세종문화회관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잠적에 돌입한 시점과 일치한다. 갑작스런 나훈아의 활동 중단은 결국 ‘건강이상설’ ‘신체 특정부위 손상설’ ‘야쿠자 폭행설’ ‘여자 연예인과의 부적절한 관계설’ 등 다양한 루머를 양산하면서 2007년 1년 내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 나훈아는 부인 정 씨와도 연락을 끊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나훈아의 한 친척은 그 즈음부터 나훈아가 모친과도 연락이 끊어지다시피 했다고 밝혔다. 2008년 초 기자회견을 통해 루머의 소용돌이는 잠잠해졌지만 그의 잠적 및 칩거는 가족과도 연락이 되지 않을 정도로 더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이태원 소재의 아라기획 사무실을 처분하고 경기도 양평군에 부동산을 매입해 아라기획 사무실을 옮긴 것과 몇 달 전 수척해진 모습으로 지인 결혼식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돼 보도된 것 정도가 2008년 1월 기자회견 이후 최근까지 지난 4년 동안 외부로 드러난 그의 ‘유이’한 행적이다.
2008년 1월 기자회견에서 나훈아는 잠적에 대해 “국내 산행, 해외 유학, 해외여행 등의 시간을 가지며 가수 활동을 위해 필요한 ‘꿈’을 충전했다”고 밝히며 “내 가슴에 꿈이 없으면 (공연) 못합니다. 내가 못합니다. 내가 힘듭니다. 사람 앞일은 한 치도 모른다고 하지만 이 가슴으로는 못 합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가수 활동을 위한 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했는데 괜한 루머로 충전된 꿈이 모두 소진돼 다시 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의 발언이다. 그렇게 4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컴백 관련 보도도 하나 둘 흘러나오는 시점에서 이혼 소송이 불거졌다. 게다가 이를 통해 그가 대중으로부터의 잠적은 물론이고 가족과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임이 드러났다.
▲ 나훈아가 2007년 잠적 직전까지 살았다는 한남동 아파트. 임준선 기자 |
도대체 나훈아가 잠적한 까닭은 무엇일까. 꿈을 충전하기 위해 4년 넘게 가족과도 연락을 끊어 이혼 소송에까지 이르렀다는 부분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나훈아의 잠적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2007년 시점으로 다시 되돌아온 셈이다. 2007년 불거진 소문 가운데 하나인 ‘개그맨 A 부인과의 부적절한 관계설’이 가장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당시 소문은 나훈아가 개그맨 A의 부인과 사실혼 관계로 지내 두 명의 자녀까지 낳았다는 것이었다.
2008년 기자회견에서 나훈아는 격앙된 목소리로 이 소문을 강력 부인했다. “꿈에라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일이 없다. 내가 하는 말이 거짓이라면 여러분 집의 개다”고 항변했다.
나훈아와 비슷한 연배의 한 중견 가수는 “나훈아한테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혼자 앓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지난번처럼 엉뚱한 소문이 퍼져 당사자를 더 힘들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