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지방 낮은 노른자 오히려 건강식…‘변기시트 성병 감염’ 등 오해와 과장 많아
#달걀노른자는 몸에 해롭다?
그동안 달걀노른자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아서 건강에 해롭다고 여겨져 왔다. 몇몇 관련 연구 역시 달걀노른자를 많이 섭취하면 심장병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최근 들어 노른자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를테면 달걀흰자로만 만든 오믈렛이나 흰자로만 반죽한 머핀을 먹는 등 노른자를 뺀 음식들이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렇다면 노른자는 정말 그렇게 몸에 나쁠까. 이런 호기심을 입증하듯 지난 한 해 구글에서 노른자와 관련된 정보를 찾는 검색 건수가 전년 대비 673%나 증가했다. 하지만 진실은 흔히 알려져 있는 바와는 조금 다르다. 사실 달걀노른자에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만한 성분이 더 많다.
가령 노른자 한 알에는 약 185mg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되어 있지만, 대신 포화지방은 낮기 때문에 그다지 건강에 해롭지는 않다. 또한 단백질, 필수 지방산, 항산화제, 비타민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다.
영국심장재단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노른자의 콜레스테롤은 버터나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들과 비교했을 때 혈중 콜레스테롤에 훨씬 미미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하루에 노른자 한 알 정도는 오히려 건강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예외다. 이런 경우에는 일주일에 달걀 섭취량을 3~4개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오더런트는 암을 유발한다?
땀이 많이 흐르는 여름철이면 미관을 위해, 그리고 위생을 위해 땀 억제제인 디오더런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정말 디오더런트는 암을 유발할까. 이는 몸에 유해한 성분인 알루미늄, 파라벤, 프탈레이트 등 때문에 생긴 인식이다. 구글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질문은 2022년 구글 검색에서 전년 대비 647% 증가했다.
이런 의심에 대한 영국 ‘암연구소’의 대답은 ‘No(노)’다. 일부 사람들이 디오더런트의 알루미늄 성분이 암 발병률을 높인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연구소 측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 상태며, 때문에 그럼에도 유해성분이 걱정된다면 가능한 천연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찾아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유방조영술 검사 당일에는 가능한 디오더런트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알루미늄 성분이 엑스레이 사진과 검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중화장실 변기 시트에 앉으면 성병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변기 시트를 통해 성병균에 감염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이와 관련된 질문은 구글 검색에서 525% 증가를 보였지만, 대체로 근거 없는 오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일 100만 명 이상의 성병 환자가 발생한다고 보고하고 있지만, 사실 감염 경로가 변기 시트인 경우는 많지 않다. 세균성 원인균은 단단한 표면에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생존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성 원인균 또한 인체 밖에서는 오래 생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성매개 감염 원인균은 변기 시트와 같이 단단한 표면을 통해 인체에 감염되기 전에 이미 사멸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보다 변기 시트에서는 다른 병원균을 조심해야 한다. 비록 변기에 앉아서 성병에 걸리거나 클라미디아 원인균에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 밖에 노출될 수 있는 다른 위험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노로바이러스가 그렇다. 변기 물을 내릴 때 배설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공중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뚜껑을 닫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대변에서 발견되는 대장균 역시 마찬가지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버터는 화상 치료에 도움이 된다?
간혹 화상을 입었을 때 응급 처치 요법으로 버터를 바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우리 문화권의 간장이나 된장처럼 서구 문화권에서 수세기 동안 전해 내려오는 민간 요법이다. 구글에서는 지난해 이와 관련된 검색이 347%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잘못된 대처법이다. 오히려 버터를 바르면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버터와 같은 기름진 물질을 피부에 도포하면 해당 부위에 열기가 가둬지는 효과가 발생해 더 위험하다. 또한 유제품은 박테리아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그보다 화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찬물로 씻거나 찬 물수건으로 화상 부위를 덮어주는 것이 좋다. NHS는 화상을 입은 피부 주위에 있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제거하고(단, 피부에 달라붙어 있는 옷감은 제외) 20~30분 동안 차갑거나 미지근한 흐르는 물로 화상 부위의 열을 식힐 것을 권장한다.
#손가락 마디를 자주 꺾으면 관절염이 발생한다?
우두둑 소리가 날 정도로 손가락 마디를 꺾는 행위는 주변 사람들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관절염의 위험을 증가시키지는 않는다. 이와 관련된 검색은 지난해 구글에서 180% 증가했다.
최근 연구들은 이런 습관 때문에 꼭 관절염을 앓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이미 손가락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손가락을 자주 꺾으면 관절 표면의 연골이 손상돼 관절염이 심해지는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하다. 다만 이는 손상의 원인보다는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젊었을 때 관절을 다치거나 인대가 찢어진 경험이 있다면 나이가 들수록 관절염 위험이 높아진다. 관절염의 가장 흔한 위험 요소들은 나이, 유전, 활동 부족, 흡연, 직업 등이 있다.
#당근은 야간 시력을 향상시킨다?
당근을 매일 꾸준히 먹으면 시력이 좋아지고 심지어 어둠 속에서 더 잘 볼 수 있게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정답은 ‘아니오’다.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공군이 독일군을 속이기 위해 펼친 위장술 때문에 퍼진 그릇된 믿음이다. 당시 영국군은 야간에도 독일 비행기를 탐지하고 격추할 수 있는 신형 레이더 기술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었고, 실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레이더 개발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영국군은 군인들에게 당근을 많이 섭취하도록 한 결과 야간 시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홍보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정보였다. 실제 많은 연구들을 통해 입증된 바에 따르면, 당근에 풍부한 비타민 A는 특히 눈 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둠 속에서 시력이 향상된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다.
또한 비타민 A가 각막을 또렷하고 맑게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비타민 A 결핍은 어린이 실명의 주요 원인이며 이 밖에도 안구 건조증, 후두염, 흉곽 감염, 백내장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시야가 뿌옇게 변하거나 혹은 황반변성이 발병할 확률도 높아진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