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23일 방송되는 KBS '다큐 인사이트'는 '하얼빈에서 만나자' 편으로 꾸며진다.
1909년 10월 26일 백 루블과 총알 일곱 발로 그가 말하려 했던 것은 무엇일까. 소설가 김훈의 이야기로 31세 청년 안중근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제3차 한일협약 체결 후 통감 이토 히로부미는 고종을 강제 폐위시키고 대한제국 군대를 강대 해산시켰다. 민심은 동요하고 이를 잠재우기 위해 이토는 순종의 '서북 순행'을 기획한다. 왕의 안위를 걱정하는 백성들에게는 이토의 책략은 통하지 않았고 의병은 면면촌촌에서 들고 일어섰다.
안중근은 이토로 상징되는 제국주의 약육강식의 질서를 멈추기 위해 하얼빈으로 향한다. 소설 '하얼빈'은 이토로 대변되는 침략의 길과 침략에 맞선 안중근의 평화의 길, 두 길의 필연적 충돌에 주목하고 있다.
1909년 10월 21일 안중근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행 열차에 올랐다. 바로 그다음 날 이토 히로부미는 중국 다롄에서 하얼빈을 향해 출발했다. 하얼빈을 향한 두 개의 길, 두 개의 열차. 10월 26일 하얼빈역에는 우직한 총성이 울렸고 안중근의 총은 이토의 몸에 박혔다.
안중근이 총을 쏜 것은 말을 하기 위함이었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재판정에서 안중근은 동양 평화와 한국의 독립을 당당하게 외쳤다. 열 한 차례에 걸친 신문조서와 공판 기록은 안중근의 대의를 증거하고 있다. 안중근의 대의는 '동양 평화'와 '대한독립'이었고 이토를 향한 권총 한 자루는 안중근이 가진 물리적 수단이었다.
안중근은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총으로, 입으로, 말하고 또 말했다. 그리고 113년 전 안중근의 말은 오늘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중국·러시아·일본 현지 취재와 특수 영상으로 구성한 안중근의 길, 그리고 배우 양준모의 목소리로 듣는 안중근의 말까지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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