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극복 후 완전 정상화된 ‘포스코’…미래 경쟁력 확보 ‘박차’
- '하이렉스(HyREX)' 기반 수소환원제철 상용 기술개발…스마트 팩토리 구축 통한 미래경쟁력 확보
- 국가 경제 활성화·지역 상생…국내 최대 벤처 육성센터 '체인지업그라운드' 운영
[일요신문] 포스코가 태풍 침수 피해를 완벽하게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와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의 대부분이 침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 하지만 포스코그룹 전 임직원과 민·관·군을 포함한 연인원 약 140만 여명의 헌신적인 노력과 포스코명장 등 전문 엔지니어들이 보유한 세계 최고의 조업·정비 기술력으로 단 한 건의 중대재해 없이 물에 잠겼던 압연지역 17개 공장들을 135일만에 순차적으로 모두 재가동시카며, 올해 1월 20일 완전 정상화의 기적을 일구어냈다.
포스코는 성공적인 침수 피해 극복으로 얻어진 더욱 단단해진 철강 본원 경쟁력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과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팩토리 체제 구축 등에 집중하고 있다.
- 탄소중립 2050 실현…'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 박차
포스코는 아시아 철강사 중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선언하며, 고로 등 기존 생산방식을 수소환원제철 생산체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하이렉스'(HyREX, 포스코 고유의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기술) 기반 수소환원제철 상용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파이넥스'(FINEX, 포스코가 고유기술로 개발해 2007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원료를 예비처리 하는 공정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바로 사용해 쇳물 생산이 가능한 설비)설비를 포스코와 공동으로 설계했던 영국의 플랜트 건설사 '프라이메탈스(Primetals)'와 수소환원제철 엔지니어링 기술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HyREX 시험설비 설계에 착수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인 HyREX 시험설비를 2026년에 도입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2030년까지 HyREX 상용 기술개발을 완료한 후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도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했다.
탄소중립이라는 전 세계 철강사들의 공동 목표를 위해 포스코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을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2차 포럼도 성황리에 가졌다. 포스코는 HyIS 포럼으로 글로벌 철강사와 각국 철강협회, 원료공급, 에너지, 엔지니어링 기업과 정부·국제기구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철강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수소환원제철법으로의 일대 전환을 앞당길 지혜를 모으는 등 글로벌 철강산업의 2050 탄소중립을 리딩하고 있다.
당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HyIS 포럼에서 "포스코는 포럼을 통해 수소환원제철기술의 개방형 개발 플랫폼 제안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어젠다를 제시해, 글로벌 그린철강 시대를 주도하겠다"며, "철강업계의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수소환원제철이란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그 자체가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뜻을 모아 그 길을 함께 떠난다면 탄소중립 시대는 앞당겨지고, 인류는 다시 한번 도약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 4차산업혁명 스마트 핵심 기술 혁신 집중
포스코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스마트 핵심 기술을 적극 도입해 철강 생산 일관 공정에도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초기에는 단일 공장 수준으로 개발되던 스마트팩토리가 이제는 생산계획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관통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제선'(고로에 철광석, 코크스, 석회석을 넣고 열을 가해 선철을 만드는 과정) 공정은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해 예측, 관리하는 스마트 고로로 변모했고, '제강'(선철 속에 포함된 불순물을 제거하고 철의 함유량을 적절히 조정하는 과정) 공정에서는 만들어진 쇳물을 '연주'(쇳물을 일정한 형상의 주형에 연속하여 주입하고 반응고된 주편을 연속적으로 생산해 철강 반제품인 슬라브, 빌렛, 블룸 등을 생산하는 과정) 공정을 거쳐 슬라브로 만들기까지의 로스 타임을 최소화하고, 온도, 성분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통합 제어 시스템을 개발해 멈춤이나 지연 없는 연속 공정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도금 공정에서는 딥러닝을 이용해 제품의 강종, 두께, 폭, 조업조건과 목표도금량을 스스로 학습해 정확히 제어할 수 있도록 도금 기술을 적용했다. 스마트 고로기술과 도금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등재됐다.
여기에, 전체 공정 측면에서는 연·원료 최소 비용, 최적 배합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인 '포스플롯(PosPLOT, POSCO Process based Lowest-cost-oriented Optimization Technology)'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조업설계 시나리오에 따른 원가 영향도 분석에 기존 8일 소요되던 작업을 3분으로 단축했다. 원가 외에 품질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변화까지 고려해 본원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ESG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포스코의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기술과 스마트 팩토리 등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철강산업을 선도하고, 최고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 벤처 육성·지역 상생 발전 기여
포스코그룹은 국내 최대 벤처요람인 체인지업그라운드(서울, 포항, 광양에서 운영하고 있는 산학연 인프라 기반 벤처 인큐베이팅 센터.) 지원으로 국내 전(全) 주기 선순환 벤처플랫폼 구축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포항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인 스페이스 워크(포스코가 2021년 11월 포항시에 기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도 기부해 지역 명소화에 힘을 쏟는 등 국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기업시민을 실천하고 있다.
체인지업그라운드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벤처기업 인큐베이팅 센터다. 단순 공간적 개념이 아닌 포스텍(포항공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방사광가속기 등 세계 2위 규모인 연구시설과 5000여 명의 연구인력, 연간 1조원 규모의 연구비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인프라가 집적된 산학연 협력 허브를 벤처 밸리로 확장한 것이다.
입주기업에게 산학연 협력 인프라를 제공하고 포스코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화 실증 기회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벤처 펀드를 활용한 성장단계별 스케일업 자금 지원, 정부와 지자체와 연계한 투자 유치(IR) 기회도 제공한다. 입주기업들은 다른 인큐베이팅 센터와는 차원이 다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호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21년 7월에 벤처육성의 요람인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을 개관하며, 태평양 동안의 실리콘밸리와 함께 태평양 서안에 위치한 '또 하나의 퍼시픽 밸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체인지업그라운드에 입주한 기업은 현재 113개로 기업 가치는 1조 4086억원에 달하고 있다. 입주율은 100%로 국내 최고 수준의 창업 인큐베이팅 센터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체인지업그라운드의 또 다른 역할은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다. 경북 제1도시인 포항시는 2019년에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월하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의 산학연 인프라 지원을 받기 위해 수도권 기업 12곳이 포항으로 본사를 이전했고, 9곳이 포항 사무실을 새로 열었다. 2곳은 포항 공장을 건설했다. 포항에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90여 개에 달한다.
또한, 포스코그룹의 지역 상생을 위한 기업시민 실천 노력은 2021년 11월 포항시에 기부한 스페이스워크가 대표적이다. 포스코와 포항시는 2019년 4월 1일 '환호공원 명소화' 업무협약을 맺고 2년 7개월에 걸쳐 가로 60m, 세로 57m, 높이 25m의 곡선형 조형물인 스페이스워크를 건립했다. 작품의 외관이 환호공원에 내려앉은 구름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클라우드(cloud)'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스페이스워크는 총 333m 길이의 철 구조물로 트랙을 따라 걸을 때 마치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환호공원과 포항제철소, 영일만, 영일대 해수욕장 등 주변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이다.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된 스페이스워크에 관광객이 늘면서 포항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이번 복구 활동으로 임직원 모두의 일치된 열정과 위기극복 DNA를 되새기고, 향후 하이렉스 기술이 글로벌 철강업계의 탄소중립을 주도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더욱 굳건해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기업시민의 긍정적 가치 경험으로 확장 시키며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