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찬 채 입국 게이트 나와 압송…“열심히 협조해 수사받고 나와 5·18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싶어”
#“5·18 사과” 관련 단체에 도움 요청
전우원 씨는 3월 2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 예매 내역을 올리면서 입국을 예고했다. 전 씨는 “28일 오전 5시 20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이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며 “한국에 들어가 정부 기관에 바로잡혀 들어가지 않는다면, 짐만 풀고 5·18기념문화센터에 들러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전 씨는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5·18 관련 단체들에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3월 27일 공개된 5·18기념재단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 씨는 “도와주세요. 저의 잘못을 더 깊게 배우고 사죄드리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싶습니다. 피해자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도와주실 수 있으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라고 전송했다. 이에 5·18기념재단과 5·18공법3단체(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는 반성과 사죄를 위해서 광주에 온다면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답변했다.
#수갑 찬 채 입국 게이트 나와
전우원 씨는 비행기 탑승 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집에서는 내가 5·18 관련 이야기를 할 때마다 ‘5·18은 폭동이었고, 우리 가족이 피해자다’라고 교육받았다”며 “이 비극을 겪으신 분들의 진실된 이야기·증언을 듣고 깨달았다. 제 가족의 죄가 너무나 컸고, 가족들이 그 사실을 저에게 숨겼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를 통해 사죄를 하고, 제대로 된 회개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가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은 전 씨의 바람은 지금 당장 이뤄지지 못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압송됐기 때문이다.
수갑을 찬 채 공항 입국 게이트를 나온 전 씨는 “나 같은 죄인이 한국에 와서 사죄할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고, 민폐 끼쳐서 죄송하다”며 체포된 심정을 묻는 취재진에게 답변했다. 이어 “최대한 열심히 협조해서 수사받고 나와서 5·18 피해자, 유가족분들에게 사죄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라이브 방송으로 마약 투약 공개하기도
앞서 전우원 씨는 3월 13일부터 SNS(소셜미디어), 유튜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일가와 지인들의 비리·범죄 의혹에 대해 폭로했다. 전 씨는 자기 가족이 검은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신이 마약·성범죄·입시 비리에 연루됐으며, 지인들도 마약을 했거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 씨는 3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자수하겠다고 예고한 뒤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전 씨는 유니세프에 5만 달러(약 6000만 원)를 기부한 뒤 할아버지의 행동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5·18 기념재단에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 뒤 전 씨는 돌연 MDMA, 엑스터시, LSD, 4-AcO-DMT, 2C-E라고 설명한 알약들을 먹고 대마초를 흡연했다. “마약하고 범죄자들을 잡겠다. 범죄자 중에 저도 있기 때문에 저부터 잡히겠다”며 투약한 이유를 밝힌 전 씨는 환각 증세를 보인 뒤 응급실에 실려 갔다.
경찰은 전 씨를 상대로 마약류 투약 여부를 검사하고, 자신과 지인들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발언의 진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그리고 마약 검사와 신문 결과를 종합해 체포 시한이 만료되기 전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