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179억 배임’ 검찰 자체 산정에 재판부 한 말은?

법원 “대검 자체 산정, 중립적이지 않아”

[일요신문] 계열사를 동원해 또 다른 계열사에 이익을 몰아주는 등 부당지원하고, 이를 통해 회장 일가의 증여세를 회피한 혐의를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첫 재판이 열렸다.

2022년 10월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에서 SPC 허영인 그룹 회장이 계열사 직원 사망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4일 허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전 파리크라상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이 적시한 적정가액 1595원의 설정 경위를 지적했다.

검찰은 “밀다원의 적정 양도가로 알려진 1595원이 대검 회계 분석관이 내놓은 결론”이라며 “(SPC 측이) 잘못된 방식으로 적정 양도가를 산정했다는 게 공소사실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허 회장 측은 “다른 기관 등의 평가를 받아서 그것을 토대로 (적정 양도가를) 산정해야 하는데 대검 자체 산정을 근거로 기소했다. 의아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대검 자체 산정 결과가 기소의 근거가 된 것이 맞느냐” 반복해 물으며 “대검 회계전문가의 지위가 중립적이지 않다. 객관적으로 입증하려면 다른 방법이 필요할 테니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허 회장 등이 주식을 헐값에 넘기면서 파리크라상은 121억 원, 샤니는 58억 원의 손해를 입은 반면 삼립은 179억 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허 회장 등은 주식 양도 가격이 저가가 아닌데다 고의도 없었고 결과적으로 이득도 없었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김정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