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초기, 무고한 제주도민이 이념의 희생양 된 사실은 명백”
홍 시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주 4.3 사건은 해방 후 보도연맹사건, 거창 양민 학살사건과 더불어 우리 국민이 무고하게 이념의 희생양이 된 슬픈 역사”라고 밝혔다.
그는 “제주 4.3 비극이 지금까지 한국사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남로당 제주 군사위원장이던 김달삼이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저지하기 위해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지시로 1948년 4월 3일 새벽 제주도 경찰서 등지를 습격하여 무장 폭동을 일으킨 데 있다. 김달삼은 그해 8월 2일 월북하여 6.25 전쟁 때는 빨치산 활동을 하다가 사살되어 북한 애국열사릉에 묻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작 비극의 시작은 난을 피해 한라산 중산간에 숨어 있던 제주도 양민들을 남로당 폭도들과 한패로 간주하고 그해 7월경부터 무참히 학살하기 시작하여 제주도민의 거의 3분의 1을 계엄군이 학살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비극적인 사건을 두고 시발점이 되었던 김달삼 폭동이 일어난 4월 3일을 기념일로 정하자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본격적인 양민 학살이 시작된 그해 7월을 기념일로 하자는 주장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홍 시장은 “어느 주장에 의하더라도 건국 초기에 무고한 제주도민이 이념의 희생양이 되어 억울하게 학살된 사실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으나 올해는 불참했다. 올해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을 대신해 추념사를 낭독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추모식 불참을 두고 야당은 거센 비판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추념식인 오늘, 정작 대통령은 물론 여당의 대표, 주요 지도부 모두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내년에는 총선을 목전에 두고 표를 의식해서 얼굴을 비출 것이다. 이것이 제주 4.3을 대하는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