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 이철규 “태영호 자중했으면 좋겠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공개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지난 구정 때 KBS의 ‘역사저널 그날’이란 프로그램을 봤다”며 “이승만 대통령은 통일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김구선생은 마지막까지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해 노력하다가 암살됐다는 식으로 역사를 다루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언급했다.
태 최고위원은 “북한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걸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고 할 것”이라며 “북한의 대남 전략 전술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 전선 전략에 이용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일성은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막고 공산 정권을 세우기 위해 김구 선생을 이용한 것”이라며 “그런 북한의 전략까지 알려줘야 정확한 비교가 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태 최고위원은 최근 여러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고 적어 논란을 빚었다. 지난 14일에는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명기한 일본 외교청서에 대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대한 일본의 화답 징표”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 제주 합동연설회에서는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라고 언급해 질타를 받았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잇단 구설에 오른 태 최고위원에 대해 “자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태 최고위원의 일련의 발언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우리나라에도 4050대 일부는 한국 전쟁을 북침이라고 주장하는 분이 있는데 성장 과정에 잘못 배웠기 때문이다. 북한에선 제주 4·3 사건을 김일성 교시에 의해 일어난 남한의 민중봉기였다고 가르치고 배웠지만 우리 역사에선 그렇게 정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태 최고위원의 월간지 인터뷰 발언 관련해 “지난해 백범 김구 선생 서거 73주기 때 우리 국민의힘은 수석대변인 논평으로 ‘김구 선생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지는 것을 막으려 생을 마치실 때까지 통일을 위해 노력’하셨고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고자 했던 김구 선생의 뜻을 이어받겠다’고 당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80여년 전 김구 선생의 통일 노력이 ‘김일성에게 이용당해서 한 것’이라면 21세기 국민의힘도 김일성에게 농락당하고 있다는 것이냐”며 “도대체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서 이런 망언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허 의원은 “당 지도부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방관만 하고 계실 것이냐”며 “계속되면 곪고 썩을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안 된다.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민이 국민의힘을 버릴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