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가 시누이로…” 조강지처 뿔났다!
▲ 오자와 전 대표 아내 가즈코 부인이 남편의 은밀한 사생활을 폭로했다. 사진출처=<주간문춘> |
6월 중순 <주간문춘>에는 가즈코 부인이 남편 오자와 전 대표의 외도와 숨겨둔 자식 등 은밀한 사생활을 공개하는 이혼장 전문이 그대로 실렸다. 마리코 부인이 뒤이어 7월 초 <주간아사히>에 남편 오다케 전 장관의 이중결혼을 고발하고 탈세의혹을 제기하는 이혼장을 공개했다.
일본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이들이 이혼장을 공개한 속사정을 살펴봤다.
▲ 가즈코가 쓴 이혼장. |
우선 남편의 정치가로서의 자질에 관한 대목을 보자. 오자와 이치로가 2011년 지진 후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재해를 입은 이와테현에 가보기는커녕 자신이 살던 도쿄에서 도망치려했다는 것이다. 아들에게도 “방사능 정보를 얻었다”며 “빨리 남쪽 오사카로 달아나라”고 권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서 가즈코 부인은 “남편이 (정치가로서) 큰일을 할 수 없다고 확실히 깨달았다”며 이혼을 결심한 경위를 밝히고 있다.
특히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외도와 혼외정사로 낳은 자식이다. 1973년 가즈코와 결혼해 세 아들을 두고 있는 오자와 전 대표는 20년 전 사귀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가즈코 부인은 이혼장에 8년 전 남편으로부터 직접 이 사실을 들었으며 이후 자존심이 산산조각이 나서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적고 있다.
<주간문춘>의 보도에 따르면 오자와 이치로가 사귀던 여성은 당시 TV리포터였으며 1990년대 초 아이를 낳은 후 3년간 함께 살다시피 했다. 그런데 이 여성이 결혼을 하면서 마땅히 아들을 기를 사람이 없어지자 오자와 이치로가 결혼 전 사귀었던 또 다른 여성에게 아들을 입양시켰다고 한다. 이 여성은 일본 국회가 위치한 나가타초에서 유명한 요정의 마담 출신. 청년 시절 오자와 이치로가 결혼을 하려 했으나 주변에서 만류해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고 한다.
오자와 전 대표 측은 “이혼장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오자와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편지가 조작됐다”며 편지의 필체와 사인이 가즈코 부인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은 음모설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5월 정치자금과 관련된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정계로 복귀한 오자와 전 대표를 못마땅히 여기는 세력이 꾸민 계략이란 소리다.
대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 일설에 의하면 소비세 인상안을 줄기차게 추진하는 측이다. 간접세인 소비세 인상 법안은 현 일본 정계의 핵심 화두. 소비세 인상안 반대 의견이 국민 여론조사에서 70%를 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6월 말 노다 총리를 비롯하여 여당인 민주당, 야당인 자민당, 공명당의 합의 아래 법안이 중의원(하원)을 통과했다. 이제 참의원(상원) 의결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소비세 인상안을 두고 오자와 전 대표는 “민주당의 집권 공약과 어긋난다”며 줄곧 반대를 표명하다가 탈당한 바 있다. 지난 11일에는 함께 당을 나온 민주당 의원 50여 명과 신당 ‘국민 생활이 제일인 당’을 창당했다. 일본 정가에서는 “오자와 전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고 승부수를 띄웠다”라고 평가 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소비세 인상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거센데도 정작 오자와 전 대표의 행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적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자와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이 80%나 된다. 이렇게 지지율이 낮은 까닭을 두고 일각에서는 가즈코 부인의 이혼장이 불러일으킨 파장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 오다케 겐이치로 전 국세청 장관. |
황당무계한 것은 오다케 겐이치로 전 장관이 1986년부터 사귀어온 내연녀가 지금은 오다케 겐이치로 전 장관의 여동생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마리코 부인에 따르면 2007년 4월 내연녀는 오다케 겐이치로 전 장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딸로 입양되었다. 딸이 된 내연녀는 시아버지가 살던 집을 상속받았다고 한다. 마리코 부인은 이혼장에 ‘그때 식구들은 남편 퇴임 후 살 집이 없어서 주택대출을 마련하느라 쩔쩔 맸다’고 토로하고 있다.
오다케 겐이치로 전 장관은 <주간아사히>와 인터뷰에서 “(동생으로 입양된 여성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여성으로 아버지 간병을 해줬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큰딸이 결혼할 때까지 아내가 이혼을 해줄 수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마리코 부인의 폭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국세청 장관까지 역임한 남편이 20년 넘게 탈세를 했다는 주장이다. 마리코 부인은 물증으로 남편이 따로 보관해온 수입 장부 수첩 12권을 제시했다. 수첩에는 오다케 겐이치로 전 장관이 그간 공직자 생활 외 강연 등을 하면서 강사료를 챙긴 내역이 빠짐없이 적혀 있다.
문제는 수입이 꽤 되는데도 세금신고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주간아사히>에 따르면 장부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2년부터 3년간만 봐도 수입액은 1000만 엔(약 1억 4000만 원)에 이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수첩에는 정치가들에게 용돈으로 받은 것으로 보이는 내역도 있다고 한다. 마리코 부인은 “그런 돈이 모두 내연녀와의 데이트 비용으로 쓰였을 것”이라며 “난 결혼하고서 30여 년간 단 한번도 남편의 월급명세서를 본 적이 없다”고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오다케 겐이치로 전 장관은 국세청 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05년에 소비세 인상법안의 기초를 마련한 인물이다. 이 기초안은 요새 쟁점이 되고 있는 소비세 인상안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본 인터넷에는 소비세 인상안 반대자들을 중심으로 오다케 겐이치로 전 장관의 부도덕성을 질타하는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