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과 사례를 통해 예측한 ‘추적자’ 결말
15회를 통해 강동윤(김상중 분)에 대한 백홍석(손현주 분)의 복수는 마무리됐고 마지막 회는 복수 과정에서 각종 범죄에 연루된 백홍석의 재판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다. 15회 마지막 부분에선 법정에서 검사의 공소사실, 변호사의 변론, 피고인 모두진술 등의 장면이 그려졌다.
그렇다면 과연 백홍석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백홍석은 법정에서 총기로 PK준(이용우 분)을 살해했으며 수사를 받는 도중 도주했다. 이에 따라 검사는 백홍석을 살인죄와 도주죄로 기소했다. 살인죄가 입증된다면 백홍석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도주죄까지 입증되면 형량은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백홍석의 변호는 최정우 전 검사가 맡았다. 강동윤을 체포한 뒤 검사복을 벗은 최정우 변호사는 첫 사건으로 백홍석 건을 맡았다. 최 변호사는 백홍석의 PK준 살인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이 밝혀주지 못한 진실을 원한 백홍석 입장에선 PK준이 죽으면 진실도 밝힐 수 없는 만큼 고의적으로 살인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 것. 또한 도주죄에 대해서는 '적법행위의 기대 불가능성'을 제기했다. 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 상황에 몰려 어쩔 수 없이 도주했다는 것. 최 변호사는 변론요지에서 “납북된 어부가 남한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북한에서 행한 이적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며 “법에 철저하게 버림받은 백홍석에게 다시 한번 법을 믿으라고 부탁할 순 있지만 요구할 순 없다”며 그의 도주를 범죄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모두 발언에 나선 백홍석은 “정상적인 상태였다. 심신상실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해 최 변호사를 깜짝 놀라게 한다. “만약 내가 심신상실에 심신미약이었다면 법은 아무 문제 없는데 내가 이상한 놈이 되는 거다. 그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내 죄가 뭔지 알고 싶다. 거기에 맞는 벌을 받겠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박경수 작가가 백홍석이 실형을 사는 모습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주인공이라고 해서 실형을 피한다면 그것 역시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드라마의 큰 주제에서 어긋나기 때문이다. 다만 형량은 그리 무겁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드라마 속 백홍석 재판의 검사 공소사실과 변호사의 변론 등을 바탕으로 김종석 변호사는 “현실에선 극히 드물지만 최 변호사의 논리가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와 통화한 김 변호사는 살인죄의 경우 “극히 제한적인 경우지만 '고의성 없음'이 입증되면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면서 “이를 위해선 '고의성 없음'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런 사례는 극히 드물다. 다만 드라마인 만큼 이미 피의자의 '고의성 없음'이 시청자들에게 다 알려진 터라 상해치사죄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최 변호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백홍석은 도주죄는 무죄, 살인죄는 상해치사죄로 바뀌게 된다. 상해치사죄는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된다. 이에 따라 백홍석은 최소 3년형을 받을 수도 있다.
과연 백홍석이 제헌절에 방영되는 마지막 회에서 어떤 판결을 받게 될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