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쟁자 캠프에 임대를? 황보승희 내연남 회사 소유 건물의 묘한 이력

사생활 논란 이후 관계사 모아 통합 사무실 구축 중…해당 건물에 김영춘 민주당 후보 캠프 입주하기도

[일요신문] 황보승희 의원과 내연관계로 알려진 부산지역 부동산 개발회사 S 사 회장 정 아무개 씨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회사 계열사를 한 건물로 통합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통합 사옥을 구성하는 건물에 묘한 인연이 눈길을 끈다.

2021년 3월 4·9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 캠프가 위치한 건물. 경쟁후보인 박형준 당시 국민의힘 후보 선거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정 아무개 씨 회사가 소유한 건물이다. 사진=최준필 기자

정 씨는 기업인이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오간 정당 활동 이력도 갖고 있다. 과거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가 더불어민주당에 당적을 옮겨 부산시당 남구갑 지역위원장을 지냈다. 2019년 12월 부산시 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탈당했다. 이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1년여 만인 2021년 3월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다시 당적을 바꿨고, 동시에 4·9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박형준 당시 국민의힘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 캠프에서 황보승희 의원은 공동수석대변인을 맡았다.

정 씨는 내년 총선에 부산지역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한 건물에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한다’는 내용과 함께 자신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 하지만 최근 황보 의원과 관련된 논란에 휘말리면서 현수막은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 정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황보승희 의원이나 정 씨나 내년 총선에서 공천 받기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기업 활동은 여전히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 사 관계사들의 법인등기에 따르면 각 회사들은 부산진구 내 몇 개 건물에 흩어져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일요신문이 6월 21일 회사를 직접 찾아가보니 사무실은 비워져 있었다. 주변에 수소문해보니 한 관계자는 “일주일 전부터 이사하고 공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들은 부산진구 부전역 앞 한 건물 3층으로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은 S 사 관계사가 시행을 맡은 오피스텔이기도 하다. 

일요신문이 찾아가니 S 사 4개 관계사가 모여 있었다. 다만 이전이 끝나지 않아 집기들이 사무실 내에 쌓여있고 직원들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S 사 관계자는 “통합 사무실을 구축하고 있다. 아직 이전 중”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사 외에도 주한 라오스 영사관, 엄홍길휴먼부산재단도 위치해 있었다. 정 씨는 2022년 1월 주한 라오스 부산명예영사에 위촉됐다. 또한 엄홍길휴먼재단의 후원회 이사를 맡고 있다.

이날 회장실에서 정 씨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 씨에게 최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회사 관계자가 나서 “따로 만나기는 어렵다. 드릴 말씀도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정 씨가 운영하는 S 사의 관계사들이 부산진구 한 건물 3층에 통합 사무실을 구축하고 있다. 사진=민웅기 기자

한편, S 사가 통합 사무실을 구축하고 있는 3층은 과거 묘한 이력이 있다. S 사 관계사가 시행을 맡아 2020년 12월 18일 소유권을 받았다. 이후 2021년 4월 9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3층은 김영춘 당시 민주당 후보 선거 캠프가 입주했다. 하지만 건물 소유주인 정 씨는 당시 앞서 언급했듯 박형준 당시 국민의힘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경쟁 후보에게 선거 캠프 사무실을 임대해준 셈이다. 

김영춘 캠프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이 건물 해당 층에 캠프를 꾸린 특별한 이유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그 건물이 지하철역 바로 앞에 위치했고, 도심지 큰길가에 위치해 김영춘 캠프 이후에도 다른 선거캠프도 많이 입주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민웅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