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쌓은 기자 인맥 나의 행복한 자산
▲ “이 비행기는 서울에 가지 않습니다.” 2004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라크 아르빌 자이툰부대를 비밀리에 방문하는 동방계획을 비행기 안에서 공표했다. 예정에 없던 일정에 당황한 기자들을 챙기는 일은 당시 춘추관 행정관인 김현 의원의 몫이었다. 김 의원은 “당시 기자들이 ‘평양으로 가는 거 아니냐’고 수군거릴 정도로 패닉 상태였다. 이 사진은 동방계획을 함께한 기자들에게 동선을 설명하고 있을 때 한 사진기자가 찍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터 한복판에서도 기자들과 함께한 김현 의원은 12년 공보 생활을 통해 만난 기자들을 가리켜 “나의 행복한 자산”이라고 표현했다. |
▲ 김현 의원. |
대통령과 함께 전 세계를 누볐던 김 의원이기에 대통령 전세기를 도입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 의원은 “그때 도입됐더라면 이번 정부에서 훨씬 수월하게 외교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여야가 정파적 이해로 접근해 무산되는 것을 보면서 옹졸하게 정치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대통령 전세기를 가지는 것은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당 대변인을 겸하고 있는 그는 초선 의원들에게 기자들을 상대하는 노하우도 들려줬다. 김 의원은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의원들은 모르는 것에 대해서 아는 양 말하기도 하는데 덥석덥석 이야기하다가 화를 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일단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한 뒤 함께 취재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기자와 국회의원은 서로 발톱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요즘 김 의원에게 무서운 존재라면 올해 스무 살이 된 딸. 그는 “딸이 내가 국회의원이 된 이후 내 차를 얻어 타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 ‘세비를 허투루 쓰지 마라’는 등 최고의 감시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내심 대견해했다.
당직자로 출발해 국회의원에까지 오른 그는 지금 당직자들에게 모범답안이 되고 싶다. “공천 때마다 당 출신들이 외부 영입 인사에 밀려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당 내에서 단계를 밟은 정당인들이 더욱 크게 성공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꿈을 키웠으면 한다.”
김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