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복덩어리’ 스카우터 제발로 찼다
▲ 한화 김승연 회장이 한화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관련없음. 사진제공=한화이글스 |
심 씨의 말대로 한화는 기존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베스를 시즌 중 퇴출했다. 애초 한화는 베스를 영입하며 “지난 5년간 눈여겨보던 투수”라며 잔뜩 기대했다. 그러나 베스는 스프링캠프서부터 속구 구속이 시속 140km 초반대에 그친데다 변화구나 퀵 모션 등 어느 하나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베스는 2경기에 등판했다가 평균자책 48.60만 기록한 채 2군으로 내려갔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한화는 4월 18일 베스의 시즌 두 번째 투구를 보고 그의 퇴출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대체 외국인 선수 션 헨이 입국하기까지 두 달 가까이 걸렸다. 한창 순위 싸움이 치열한 두 달 동안 한화는 선발투수 한 명을 공란으로 남겨둬야 했다.
선발투수라고 영입한 션 헨도 알고 보니 선발투수감이 아니었다. 션 헨은 올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A 타코마에서 뛰었다. 타코마에서 뛴 15경기 모두 불펜투수로 등판했다.
프로구단 스카우트 사이에선 “3이닝 이상 투구할 때 션 헨의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걸 한화 스카우트팀이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며 “어째서 션 헨을 영입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션 헨은 6월 10일부터 7월 4일까지 구원투수로만 등판했다. 7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첫 선발등판 기회를 잡았지만, 3이닝동안 3실점하며 조기강판당했다. 전반기동안 션 헨은 1패1홀드 평균자책 7.98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외국인 농사 대실패다. 모 구단 스카우트는 “외국인 선수 잘 뽑기로 유명했던 한화가 몇 년 새 죽을 쑤는 이유가 있다”고 귀띔했다.
“2010년을 끝으로 한화의 모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자가 구단 고위층에게 밉보여 옷을 벗었다. 그 스카우트가 구축한 인맥과 네트워크가 상당했다. 하지만, 한화는 고위층에 충언했다는 이유로 그의 옷을 벗겼고, 구단도 그를 따돌렸다. 그 이후 한화의 외국인 선수 영입은 계속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선수 출신의 눈이 더 정확할지 몰라도 꾸준히 외국인 선수를 지켜보고, 관리한 전문가에 비해선 안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화의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는 예견된 것이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SK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프로야구 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많은 야구전문가는 그 대기록이 가능했던 이유로 포수 박경완의 능력을 꼽는다. SK 투수 대부분도 “박경완 선배가 포수 마스크를 쓰면 편안한 감정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올 시즌 박경완의 모습을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박경완은 올 시즌 8경기에만 출전했다.
많은 SK 팬은 “타자로서의 박경완은 큰 효과가 없을지 몰라도, 포수로서의 박경완은 여전히 유용하다”며 그의 주전 포수 출전을 바라고 있다. 특히나 부상에서 회복했는데도 다시 2군으로 내려간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 일부에선 “박경완과 이만수 감독이 불편한 사이”라며 “(박경완의 2군행이) 개인적 감정이 작용한 결과”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이 감독은 이러한 소문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박경완의 타율이 1할에 불과하다. 여기다 도루저지율도 0할이다. 상대팀 주자가 7번 도루시도하는 동안 1개도 잡지 못했다. 이유가 뭐겠는가. 아직 몸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한 박경완’을 마다할 지도자는 대한민국에서 아무도 없다. 박경완의 2군행은 몸을 완전히 만들고 오란 뜻이었다.”
이 감독이 ‘박경완과 불편한 사이’라는 소문으로 마음고생을 했다면 KIA 선동열 감독은 소속선수를 지나치게 편애한다는 소문에 시달렸다. 편애의 주인공은 김주형.
선 감독은 5월 19일 2군에 있던 김주형을 1군에 올리자마자 4경기 연속 주전 내야수로 적극 기용했다. 하지만, 김주형은 4경기에서 115타석 11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럼에도 선 감독은 이후에도 김주형을 대타로 활용했다, 하지만, 역시 결과는 좋지 않았다. 김주형은 전반기 24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8푼2리, 3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KIA팬들은 김주형을 ‘선 감독의 양아들’이라고 부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선 감독의 입장은 무엇일까. 선 감독은 “4월 7일 개막전에서 주전 1루수였던 김상현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가고, 이범호와 최희섭의 장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팀 내 장타자가 필요했다”며 “김주형이 1루를 맡으며 장타를 터트려 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한 번 기회를 주면 시즌 끝까지 신뢰하는 스타일의 선 감독은 “김주형이 많이 부족한 타자지만, 그럴수록 출전기회를 보장하고,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며 “2군에서 열심히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 다시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두산은 김선우가 16승을 책임졌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1승 이상을 기록했던 김선우는 올 시즌도 10승 이상이 기대됐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에 그가 거둔 성적은 3승5패 평균자책 5.36이었다. 이름값치곤 실망스런 성적이었다. 특히나 김선우는 5월 27일부터 6월 16일까지 4경기에서 5실점 이상 기록하며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그런데도 두산 김진우 감독은 계속 김선우를 선발로 기용했다.
어째서 김 감독은 김선우를 2군으로 내리지 않은 것일까. 김 감독은 “김선우에게 특별한 부상이 없다”는 말로 신뢰를 나타냈다. “만약 부상으로 부진했다면 2군으로 보냈을 거다. 하지만, 부상이 없었다. 거기다 김선우는 굳이 마운드가 아니라도 벤치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중심을 잡는 맏형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 2군보단 1군에 두는 게 여러모로 팀을 위해 좋다고 판단했고, 실제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야구팬들이 주장하는 ‘미스터리’ 이면엔 말 못할 벤치의 고민이 숨겨 있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