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과 최근 병산리 방문했지만 관리된 흔적 없어…수년에 걸쳐 토지 지목 변경 등 개발 준비 정황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월 6일 국회 브리핑에서 ‘사업 백지화’ 폭탄선언을 하며 내놓은 설명이다. 김건희 여사 일가가 보유한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부동산은 선산이기 때문에 개발할 리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요신문이 과거 병산리 토지를 찾았을 때 무덤은 보이지 않았고, 땅은 전혀 관리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선산이라는 해명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토교통부가 5월 8일 공개한 ‘서울-양평 고속국도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 내에 첨부된 계획노선 평면도를 보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은 김건희 여사 일가가 보유한 병산리 부동산의 500m 내에 위치해 있다. 7년 가까이 유지되던 기존 양서면을 종점으로 한 노선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김 여사 일가 부동산이 있는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노선으로 바뀌었고, 민주당은 특혜 의혹을 꺼냈다.
병산리 부동산 중 일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차명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이양수 의원은 논평을 통해 “이 토지는 부동산 투자 목적이 전혀 아니다. 장모 최은순 씨 시댁의 조상 묘와 납골당이 위치한 선산으로, 최 씨 가족이 선산 약 7500평을 소유하고 있는데, 대부분 선대로부터 상속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12필지는 김건희 여사 부친 사망 이후 1987년 11월 부인 최 씨와 4명의 자녀들에게 5분의 1씩 분할 상속됐다.
이어 원희룡 장관 역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따른 부동산 개발 호재 특혜 논란에 이 부동산은 선산이기 때문에 김건희 여사 일가가 개발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들과 달리 김 여사 일가가 수년에 걸쳐 토지 지목을 변경하고 등록전환을 하는 등 개발을 준비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2021년 12월 방문했을 때 진입로를 따라 김건희 일가 부동산으로 올라가면 조립식 패널 등으로 만든 가건물이 하나 서있다. 가건물 앞에는 각종 생활 폐기물이 방치돼 있었다. 가건물 뒤로 돌아가면 오른쪽으로 산에 올라가는 길이 나 있었다. 약 50m 정도는 평지 길로 콘크리트 포장이 돼 있었고, 배수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언덕이 시작되면서 흙길에 숲이 나왔다. 언덕 시작 부분에도 조립식 패널 등 자재 폐기물 등이 버려져 있었다.
숲은 나무가 무성해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쪽으로 나무를 헤치며 오르니 금방 다른 사람 명의의 토지로 연결됐다. 약 1시간 가까이 산을 돌아다녔지만 납골당은 물론, 무덤을 찾을 수 없었다. 특히 산에는 이끼가 많고, 전체적으로 흙보다 돌이 많았다. 묘지를 조성하기 쉽지 않은 지형으로 보였다.



29개 필지를 주소별로 보면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20개 필지 △양평읍 양근리 4개 필지 △공흥리 3개 필지 △백안리 2개 필지가 분포돼 있다. 이에 따라 강상면 종점 예상지 인근에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은 총 29필지로 면적은 3만 9394㎡, 축구장 5개 넓이로 늘어났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