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나온지 3일만에 팔려, 현재 20대 초반 남성 거주
현재 이 씨는 이곳에 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7월 12일 전세권이 설정됐기 때문이다. 전세권자는 1988년생 박 아무개 씨이고, 전세금은 8000만 원이다. 유력 대선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아파트에 지금은 20대 초반의 남성이 살고 있는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의 아파트 매각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바라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대권과 연관 짓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재광 정치컨설턴트는 “돌아갈 곳을 팔았다. 이는 박 전 위원장이 ‘배수진’을 쳤다는 것을 뜻한다. 패배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거래 성사일이) 공식 출사표 선언을 앞둔 시기라는 점에서 의지를 다지기 위한 차원에서 이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 의원 역시 “박 전 위원장이 대구 아파트를 팔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번 대선에 임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 대구 아파트는 박 전 위원장에게 숙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1998년 15대 국회 보궐선거에 처음 출마할 당시 이 아파트를 임차했고, 2000년 16대 총선 때 매입한 이후로 한 달에 평균 2~3일 정도 이 아파트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은 중요한 결단을 내리기 전 이곳으로 내려와 정국 구상을 가다듬기도 했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이계가 주도한 ‘친박 학살’ 공천을 강하게 비판한 뒤 선거 직전까지 머물렀던 곳도 바로 대구 아파트다. 한 친박 의원은 “대구 아파트가 위치한 달성군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수십 번 ‘정치적 고향’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아파트를 매각함에 따라 이제 박 전 위원장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삼성동 단독주택(대지 484㎡, 건물 317.35㎡)뿐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곳을 지난 1990년 7월에 매입했고, 1998년 3월 입주한 이후 14년 동안 살고 있다. 올해 재산공개에 따르면 삼성동 주택의 가치는 19억 40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