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악화에 부담 느낀 듯,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출석 요구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전격적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검찰의 세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했던 박 원내대표는 지난 7월 31일 오후 3시 드디어 대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박 원내대표는 “억울하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쳤다. 박 원내대표는 우원식 민주통합당 대변인을 통해 “검찰에 출석해 저의 입장과 결백을 설명하려고 한다. 당과 여야 동료 의원들에게 부담드리기 싫고 시급한 민생 현안 처리를 위해 8월 민생 국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야당 탄압’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던 박 원내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8월 2일)를 앞두고 검찰에 나온 것은 당내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검찰 수사에 대해 “이상득 전 의원 비리를 덮기 위한 물타기 수사”라고 외쳐왔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이 구속된 이후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민주통합당의 상당수 초선 의원들은 “그동안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 원내대표가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박 원내대표와 당 지도부를 압박해왔다고 한다.
특히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진영에서 당 지도부에 박 원내대표 출석을 강하게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가뜩이나 당내 경선 흥행이 실패하고 있는 마당에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까지 부결되면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 때문. 민주통합당 중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 쪽에서 누가 대선주자가 되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에서 이기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각 캠프에서 당에 박 원내대표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검찰은 출석한 박 원내대표를 상대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등에게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추궁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안에서 “박 원내대표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솔로몬저축은행,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수사 및 검사와 관련해 불법정치자금 또는 알선사례비 명목으로 8천만 원을 수수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수사팀은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팀 관계자는 “제1야당 원내대표를 단순한 첩보 수준에서 불렀겠느냐”면서 “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동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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