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특검론’에 박영수 전 특검 망치로 휴대폰 부숴 증거인멸 시도…내일 구속기로

검찰, 박 전 특검 휴대폰 폐기 시점 올해 2월 16일 특정한 것으로 알려져

[일요신문]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정치권에서 ‘50억 클럽 특검’ 논의를 본격화하자 망치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부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7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사건 공판기일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박 전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같은 의도적 증거인멸 정황을 제시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휴대전화를 폐기한 시점을 올해 2월 16일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박 전 특검이 공범인 양재식 전 특검보를 만나 2014년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에게서 받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자금 등 향후 수사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했다.

논의 직후 박 전 특검이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리쳐 폐기하고 새 휴대전화를 개통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이런 행동의 배경을 야권 중심으로 제기된 특검론으로 지목했다.

박 전 특검이 50억 특검론과 관련된 논의가 정치권에서 시작되자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등 증거인멸에 나선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2015년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며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고 8억 원을 수수하고, 2019~2021년 딸을 통해 약 1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특검의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은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이민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