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7~20일 ‘갤러리 오늘’…작품 30여 점 전시
- 크레용, 볼펜, 붓으로 중국화·유화·스케치·서예 등 다양한 기법 작품 만나 볼 수 있어
[일요신문] "'강문보 화가'의 작품은 어른들과 사뭇 다른 신선한 동심의 세계가 묻어 난다."('갤러리 오늘' 강석순 대표)
열 살 천재화가의 천진난만한 시선이 담긴 생애 첫 개인 작품전이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출신 한중 다문화아동 '강문보 화가'.
작품전(The 1st Jang Wenbao Solo Exhibition in Daegu)은 지난 7일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0일까지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 '갤러리 오늘(봉산문화길 7)'에서 열린다.
전시 기간 강문보 화가가 7살 때부터 그린 그림 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약 3년간 강 화가가 자라오면서 보고 경험한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일반 성인 화가들처럼 구축된 특별한 장르 또는 도구의 제한은 없었다. 크레용, 볼펜, 붓 등으로 중국화, 유화, 스케치, 서예 등 다양한 기법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강 화가가 가장 아끼는 그림은 올해 3월 그린 흑백 화풍의 '설산'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밑그림을 그린 후 볼펜으로만 명암을 표현했다. 산맥의 굴곡과 함께 짙게 깔린 구름을 흑백의 시선으로 처리해 성인 작가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 인상적이다.
전시장 왼쪽에 제일 첫 작품은 아빠의 37세 생일 케이크이다. 강 화가가 7살에 완성한 작품인데, 단순히 그림이 아닌 종이를 접어 붙이는 등의 방식으로 표현됐다. 이 당시에는 일반 어린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그림 실력을 보였지만, 점차 예술에 눈을 뜨면서 작품성 높은 그림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시절에 비대면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사진과 그림들을 보면서 자신만의 시선으로 예술을 피워냈다. 세 개의 활화산, 파파야, 촛불, 피카소를 흉내 낸 듯한 가족 그림, 독수리 등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의 격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사실 강 화가 아버지의 큰 고모와 작은 고모는 알려진 도예가이다. 또한 당숙도 그림을 그리는 등 예술가의 DNA가 흐르는 집안이다. 교육 수요가 집중된 베이징에서도 중국 내 최고 미술대학으로 손꼽히는 중앙미술학원(中央美术学院) 출신 미술 교사가 강 화가를 발굴하는 등 교육 환경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여진다.
강석순 '갤러리 오늘' 대표는 "사실 화가로의 데뷔에 초점을 뒀다기보다는 자신이 어릴 적에 하고 싶었던 일을 시도해 보고, 이러한 경험들이 각인돼, 앞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 나가는 인생'을 살기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를 지원하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강 화가의 아버지인 '강호구' 교수는 중앙대 국제대학원 객원 교수이자, 중국 산동대 국제문제연구원 특별초빙연구원이다. 그는 한국과 중국 간의 인식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인문문화예술' 교류 확대로 공통점을 찾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 강 교수가 설립을 준비 중인 '한중경제사회연구소'의 설립 취지이기도 하다.
강 교수는 "중국 최고의 교육 자원들이 집중된 베이징의 교육시스템에서 한중다문화아동이 그린 작품들을 한국에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양국 간 미술교육을 이해할 수 있고 다른 교육 환경 속에서 자란 아동의 천진난만한 동심을 이해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중다문화아동 '강문보(姜文寶)' 화가는 2014년 4월 대구에서 태어나 현재 베이징의 중국런민대학 부속 소학교(人大附中朝阳学校)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중앙미술학원(中央美术学院) 출신 교사가 강 화가의 재능을 발견하고 교육을 하고 있다.
베이징의 화실에서 소묘, 중국화, 유화, 서예 등을 지속적으로 그려온 강 화가는 △2022년 2월 중국 국가체육총국 동계스포츠관리중심에서 주최하는 '爱冰雪 迎东奥(눈 얼음 사랑, 동계올림픽 맞이)' 중국 전국 청소년 겨울스포츠 홍보대회 전국 1등상 △2023년 5월 '致敬英雄(치경영웅)' 중국 전국 청소년 문화창작테마교육대회 '내 마음속의 영웅 그리기' 서예·회화대회 베이징 1등상 등을 수상했다.
김은주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