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도 없이…박스 덮고 ‘흔들흔들’
▲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한강둔치나 공원 등 공공시설에서 주변 시선에 아랑곳없이 자기들만의 애정행각에 몰두하는 민폐 커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덥다’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만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낮의 열기가 밤까지 이어지는 탓에 늦은 시간에도 돗자리 한 장 들고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을 청하려는 목적이지만 일부는 다른 속셈을 품고 거리로 나서기도 한다. 바로 연인과의 ‘스릴 넘치는 짜릿한 밤’을 즐기기 위함이다.
야외에서 성관계를 맺어본 경험자들은 여름을 최적의 계절로 꼽는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는 기껏해야 차 안에서 즐기는 정도지만 날이 풀리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랑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사방이 탁 트인 곳이라도 눈빛이 통하는 그 자리가 내 집 안방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다.
특히 여름 휴가철 유명 관광지는 야외 성관계를 즐기는 사람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된다. 관광객 틈에 섞여 유유히 자신들만의 ‘볼 일’을 보는 것. 지난해 바캉스 시즌을 맞아 부산 해운대를 찾았던 윤 아무개 씨(24)는 해변도 아닌 바다 속에서 한참 달아오른 커플과 마주친 경험을 털어놨다.
윤 씨는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했다. 거기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튜브 하나에 몸을 맡기고 놀고 있었는데 처음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신음소리도 들리고 여자의 수영복 하의가 남자의 손에 들려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자리를 피했다”고 말했다.
윤 씨처럼 원치 않게 남들의 애정행각을 목격하는 사람들은 고역일 수밖에 없다. 과거엔 인적이 드문 곳을 찾거나 적어도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서 성행위를 했지만 최근엔 이러한 최소한의 에티켓마저도 지키지 않는 연인들이 늘고 있다. 더욱이 스릴을 느끼기 위해 공공장소에서도 버젓이 성행위를 갖는 연인들 때문에 경찰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한강공원은 밤만 되면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강 둔치에 차를 세워두고 그 속에서 성관계를 즐기는 연인들이 전부였기에 이른바 ‘손전등 단속’에만 치중했다. 움직임이 느껴지는 차에 다가가 불빛을 비추기만 하더라도 단속 효과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엔 차에서 ‘탈출’한 사람들로 인해 매일 밤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
경찰관의 말에 따르면 커플들이 야외에서 성행위를 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었다. 앞서 언급한 텐트 설치는 불법이다 보니 단속 때문에 꺼리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텐트가 없어지니 더욱 ‘기발한’ 방법들이 동원됐다. 앞서의 경찰관은 “한번은 돗자리를 깔고 담요 한 장을 같이 덮고 누워있다 마음이 동했는지 성관계를 시작하는 커플이 있었다. 아무리 밤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이 안 보일 정도는 아니어서 한 번 주의를 줬다. 그랬더니 남자가 벌떡 일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박스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딱 하체만 가릴 수 있도록 박스를 빙 둘러 세우고 중단했던 일을 이어나갔다”며 황당했던 경험을 전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치안 봉사활동 하고 있는 이 아무개 씨(54)도 ‘민폐 커플’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이 씨는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온 커플들이 깔고 누워야 하는 돗자리를 덮고 성관계를 하는 모습도 봤다. 이들은 뒤처리까지 돗자리를 찢어 사용한 뒤 그대로 버리고 갔다. 쓰다버린 휴지뭉치와 콘돔을 치우는 일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겉보기엔 멀쩡한 사람들이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공공장소까지 침범한 ‘야외 섹스족’ 때문에 조용할 날이 없는 여름밤. 무더위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이들의 활동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야외 섹스족’의 핫플레이스
공원·대학캠퍼스 뜨고있다
야외에서 성관계를 즐기는 연인들이 선호하는 장소는 어딜까. ‘어른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에서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 장소를 털어놓기도 하고 핫플레이스를 공유하기도 한다. 한창 카섹스가 유행이던 시절에는 일산 자유로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음양의 조화’가 완벽하다는 속설도 생겨날 정도였다. 이외에도 빽빽이 들어선 조경수가 천연 가림막을 만들어주는 과천 서울경마공원 일대, 야경이 환상적이라는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도 명소로 꼽혔다.
하지만 보다 스릴 넘치는 밤을 보내고자 하는 연인들은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되도록 인적이 드문 곳을 선호하던 과거와 달리 도심 속 사람들의 발길이 적당히 닿는 장소를 선호하면서 핫플레이스도 달라지고 있다. 그중 공원과 대학캠퍼스는 단연 인기다.
특히 여의도공원은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운동하는 시민들로 북적거리지만 우거진 수풀 사이로 몸을 숨기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강시민공원보다는 단속도 덜해 중도에 그만두는 ‘불상사’도 막을 수 있다. 은밀히 입소문을 타면서 종종 나무 사이사이에 텐트까지 치고 성행위를 하는 연인들까지 등장할 정도다. 보라매공원이나 뚝섬 인근에서도 여의도공원과 비슷한 환경이라 ‘난동’을 부리는 젊은 커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학 캠퍼스를 찾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방학을 맞아 비교적 한산할뿐더러 건물 사이사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야외에서 맘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시절의 젊음과 낭만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캠퍼스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박]
공원·대학캠퍼스 뜨고있다
야외에서 성관계를 즐기는 연인들이 선호하는 장소는 어딜까. ‘어른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에서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 장소를 털어놓기도 하고 핫플레이스를 공유하기도 한다. 한창 카섹스가 유행이던 시절에는 일산 자유로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음양의 조화’가 완벽하다는 속설도 생겨날 정도였다. 이외에도 빽빽이 들어선 조경수가 천연 가림막을 만들어주는 과천 서울경마공원 일대, 야경이 환상적이라는 남산과 북악스카이웨이도 명소로 꼽혔다.
하지만 보다 스릴 넘치는 밤을 보내고자 하는 연인들은 새로운 핫플레이스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되도록 인적이 드문 곳을 선호하던 과거와 달리 도심 속 사람들의 발길이 적당히 닿는 장소를 선호하면서 핫플레이스도 달라지고 있다. 그중 공원과 대학캠퍼스는 단연 인기다.
특히 여의도공원은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운동하는 시민들로 북적거리지만 우거진 수풀 사이로 몸을 숨기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강시민공원보다는 단속도 덜해 중도에 그만두는 ‘불상사’도 막을 수 있다. 은밀히 입소문을 타면서 종종 나무 사이사이에 텐트까지 치고 성행위를 하는 연인들까지 등장할 정도다. 보라매공원이나 뚝섬 인근에서도 여의도공원과 비슷한 환경이라 ‘난동’을 부리는 젊은 커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학 캠퍼스를 찾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방학을 맞아 비교적 한산할뿐더러 건물 사이사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야외에서 맘껏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시절의 젊음과 낭만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캠퍼스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