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비과학적 여론조작” 비판…민주당, 국제사회 여론전 채비
이 대표는 단식 나흘째인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 한다고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이 없어지기라도 하나"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여권 일부 인사들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를 거쳐 방류하는 오염수를 '오염 처리수'로 바꿔 부르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오염수를 오염수로 부르지 못하게 한다"며 "창씨개명이자 해괴한 언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핵 오염수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은 가장 비과학적인 여론 조작이자 선동"이라며 "민주당은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는 모든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한 런던 협약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일본의 명백한 국제법 위반을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런던협약 87개 당사국과 런던의정서에만 가입한 앙골라 등 88개국 국가 원수·정부 수반에 친서를 발송하겠다는 계획도 알렸다. 친서에는 '국제사회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멈추게 하고 해양 안전과 생태계 보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8월 30일 후쿠시마 오염수 명칭을 오염처리수로 바꾸는 안을 검토했다. 수산업계 등의 요구를 반영한다는 모양새지만 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일치되지는 않고 있다. 성일종·하태경 등 일부 의원들이 개인 의견을 전제로 '오염처리수로 불러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공식 입장은 아직"이라며 일단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민주당은 국제사회와 공조해 여론전의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오는 4일에는 당 주최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공동회의를 국회에서 진행한다. 회의에는 미국 워싱턴사회적책임의사회 핵무기 철폐 위원회 조셉 벅슨 공동대표가 미국 측 패널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장무후이 교수가 중국 측 패널로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