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기상청은 이번 주말 비가 내린 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시작될 것으로 예보했다.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대한민국의 가을은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9월 말 내지 10월 초순에 시작된다. 여름과 겨울 사이 가장 짧은 계절로 알려진 가을은 큰 일교차와 찬바람의 영향으로 기관지 등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는 시기다.
호흡은 생명 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호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지는 외부 공기를 마셔 폐로 이동시키고 숨을 내쉬어 외부로 보내는 공기 통로다. 기관지 내벽은 점액으로 덮여 있다. 외부 공기 흡입 시 포함된 세균이나 먼지 등은 점액에 부착되고 섬모를 통해 가래 형태로 배출된다.
여러 원인으로 섬모가 제 기능을 못하면 점액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커진다. 세균이 번식해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면 기관지가 병적으로 확장된 상태가 되는데, 이를 기관지확장증이라고 한다.
기관지가 확장되면 혈관 수가 증가하고 약해져 있어 기침에 혈액이 섞인 객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걸쭉한 가래와 만성 기침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원인에 따라 가래에서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으며 호흡곤란, 흉통, 발열,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반복적이거나 심한 기도 감염이다. 포도상구균 등 박테리아 감염, 결핵 등 항산균성 감염, 아데노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 등이 있다. 이물질 흡입, 폐종양, 림프절 비대 등으로 기관지가 막히거나 면역결핍 질환, 섬모운동 기능장애 등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 가능성이 높다.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증상을 확인하고 호흡 변화 등을 평가한다. 진행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엑스레이, CT, 폐 기능 검사, 객담검사, 혈액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늘어난 기관지는 쉽게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심할 경우 폐기능이 저하되어 산소 치료가 필요한 만성 호흡부전이 발생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항생제, 진해거담제, 기관지확장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폐 감염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수술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대동병원 호흡기내과 이규민 과장은 “호흡기 질환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계절이 다가오는 만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예방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며 “일반인이 구분하기에 호흡기 질환은 증상이 유사한 경우가 많으므로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단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관지확장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생활하는 환경에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면역력이 저하된 만성질환자, 영유아 및 노인 환자의 경우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 호흡기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주변에 감기 등 호흡기 질환 환자가 있거나 황사, 미세먼지 등이 심한 날에는 일반인도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양질의 식사, 적절한 운동을 통해 평소 신체 건강을 위해 노력하며 흡연자라면 금연하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 인플루엔자(독감), 홍역, 폐렴구균 등 예방접종을 미리 받아두는 것도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정헌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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