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이병헌.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강병규 역시 반응을 보였다. 이병헌을 직접 지칭하진 않았지만 ‘이변태’라고 호칭으로 트위터를 통해 이병헌에게 향한 독설을 날린 것. 친필편지를 통한 심경 고백에 대해서도 “이변태는 인터넷을 못해... 자필글씨로만 소중하다고, ㅎㅎㅎ”라며 비웃음을 날렸다.
강병규가 이병헌의 자필편지에 대해 비웃음 섞인 트윗을 올린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 2009년 12월 이병헌은 전 여자친구 권 아무개 씨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도박혐의로 고발을 당하는 등 한창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이병헌이 선택한 방법은 정공법이었다. 자신의 심경을 담은 친필편지를 써서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것.
당시 이병헌과 권 씨의 분쟁으로 인해 강병규와 이병헌의 관계도 틀어져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번에 다시 이병헌이 친필편지로 이민정과의 열애 사실을 공식 인정하자 강병규가 ‘자필편지만 소중하다고’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그렇지만 이병헌은 평소에도 친필편지를 자주 애용하는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공식 홈페이지에 친필편지를 올린 것도 이번과 2009년 12월처럼 특별한 발표사안이 있을 때만은 아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지난 2005년 여름 영화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 차기작 준비에 들어갔을 당시의 일이다.
당시 일본에서 한창 인기를 얻고 있던 이병헌은 다양하게 나눠져 있던 일본의 팬사이트들을 하나의 일본 공식 홈페이지로 통폐합하기로 경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다양한 팬 페이지들은 대부분 폐쇄를 결정했다. 이에 이병헌은 일본의 한 팬 페이지에 직접 친필로 고별편지를 썼다. 이 일화는 지금까지 일본의 이병헌 팬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이병헌의 친필편지 사랑은 미국까지 전달됐다. 함께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 출연했던 할리우드 스타 조쉬 하트넷이 첫 내한을 앞두고 한국 팬들에게 친필 서신을 보냈다. 이 친필편지에서 조쉬 하트넷은 “이병헌 씨가 한국에 대해 수많은 멋진 것들을 말해줬고 이제 전 처음으로 그것들을 볼 수 있겠죠”라며 이병헌과의 깊은 우정에 대해 언급했다.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선 당시 조쉬 하트넷이 친필편지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첫 인사를 한 것 역시 이병헌의 조언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이병헌은 친필편지 마니아이며 그만큼 열애 고백이라는 중요한 순간에 또 한 번 친필편지에 진심을 담아 팬들에게 보낸 것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