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재정상태 호전 시까지 사업 보류 ‘압도적’
[일요신문]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을 두고 대구시민 대다수가 재정이 안정될 때가 보류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여론 조사 결과 신청사 건립시기를 '시 재정의 호전까지 보류'가 80.7%, '빚을 내어서라도 최대한 빨리 지어야 한다'가 13.4%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신청사 건립 보류는 동구(87.6%), 수성구(86.4%), 중구(85.7%) 순으로 높았다. 신청사 예정지였던 달서구서도 빚을 내어 짓는 것보다 신청사 건립 보류가 73.6%로 3배 이상 높게 조사됐다.
신청사 건립 보류를 두고 20~30대 응답이 각 89.2%, 89.4%로 가장 높았다. 신청사 건립에 따른 재정 부담이 젊은 연령층의 시민들에게 더 크게 작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재원 마련 방안은 '신청사 예정지 옆 유휴부지를 매각해 그 돈으로 짓는다' 60.5%, '한해 200억 원씩 적립해 20년 후에 그 적립금으로 짓는다' 25.9%, '빚을 내어 짓는다'가 3.9%로 나타났다.
신청사 건립 사업 인지도는 '잘 알고 있다' 16.2%, '다소 알고 있다' 37.9%, '잘 모른다' 33.0%, '전혀 모른다' 12.9%로 나왔다.
특히, 달서구 지역에서 유휴부지를 매각해 그 재원으로 건립하자는 의견이 65.9%로 대구시 전체 구·군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유휴부지를 매각해서라도 적절한 재원 대책을 마련해 조속히 신청사 건립을 원하는 주민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2019년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를 건립 예정지로 확정됐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난지원금으로 1400억원을 사용해 현재 재원은 약 600억원 정도 남아있는 상태다.
시는 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옛 두류정수장 부지 15만 8000㎡ 가운데 절반 가량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가 있었고, 지난 연말 신청사 설계비 예산 130억 4000만 원을 대구시의회에서 전액 삭감한 바 있다.
홍준표 시장은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도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워가며 빚을 내 신청사를 짓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꼭 신청사를 지어야 할 경우 유휴부지를 매각해 건립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만18세 이상 대구시민 1000명을 상대로 전화면접·온라인(7:3)으로 실시한 결과다. 응답률은 15.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