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를 중심으로 보는 EPL 2라운드 기상도
첼시의 행보가 거침없다. 가장 먼저 3라운드까지 치른 첼시는 3승으로 1위 독주 체제를 확고히 했다. 초반 질주를 이끌고 있는 에덴 아자르는 3라운드 뉴캐슬 전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했으며, 돌아온 골잡이 페르난도 토레스도 1골 1도움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토레스는 아자르 합류 이후 확실히 살아난 모습이다. 첼시의 독주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장 큰 원동력 역시 견고한 아자르-토레스 라인의 확고한 힘이다.
기성용 선수가 합류하는 스완지 시티는 개막전 퀸즈 파크 레인전스(QPR) 전에 이어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도 3대 0으로 완승했다. 두 경기 합계 8골 0실점이다. 2라운드 현재 무실점 팀은 스완지 시티와 아스널, 그리고 한 경기 덜 치른 선덜랜드 뿐이다. 기성용이 합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2승을 기록한 스완지 시티의 힘은 두 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 중인 미구일 미츄다. 미츄에 기성용까지 가세하면 스완지 시티의 허리는 상당히 탄탄해질 전망이다. 올 시즌 스완지 시티는 EPL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팀으로 급부상했다. 한편 개막전에서 거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잡은 에버튼 FC는 2라운드에서도 아스톤 빌라를 잡으며 2연승을 질주했다.
이처럼 첼시와 스완지 시티, 에버튼이 무패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첼시를 제외한 전통의 강호들은 초반 레이스 성적이 기대 이하다. 맨체스터 시티가 1승 1무로 5위, 맨유는 1승 1패로 7위, 아스널은 2무로 12위, 그리고 리버풀은 1무 1패로 16위다. 주포를 맨유에 내준 아스널은 골 결정력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2라운드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경기는 리버풀 맨시티 전이다. 맨시티의 우세가 점쳐진 이 경기는 오히려 리버풀의 우세 속에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리버풀의 마르틴 스크르텔은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후반에 어이없는 백패스 실수로 맨시티의 카를로스 테베즈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스크르텔의 실수만 아니었다면 리버풀은 2라운드에서 맨시티를 잡으며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3라운드 아스널 전, 5라운드 맨유 전 등 초반 대진운이 좋지 않은 리버풀 입장에선 더더욱 아쉬운 무승부였다.
@ 중위권
이청용에게 최대 1000만 파운드(한화 약 180억 원)의 이적료를 베팅한 것으로 알려진 위건 애슬레틱은 2라운드까지 1승 1패로 맨유에 이어 8위에 올랐다. 또한 박주영 영입을 타진 중인 풀럼 역시 1승 1패로 6위에 올랐다.
위건과 풀럼은 모두 올 시즌 EPL 중위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과 박주영이 합류할 경우 적어도 강등권으로 내려가 한국 팬들을 가슴 졸이게 만들지는 않을 정도의 전력은 갖춘 팀으로 분석된다.
한편 지동원의 선덜랜드는 폭우로 2라운드 레딩 전을 치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1무로 승점 1을 확보해 13위에 올랐다. 선덜랜드 역시 시즌 내내 중위권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 강등권
지난해까지는 박지성의 맹활약을 기대하며 맨유의 EPL 우승 경쟁을 보는 재미가 한국 팬의 EPL 관람 법이었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QPR의 강등권 탈출 경쟁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 휴즈 감독의 지휘 아래 박지성, 호세 보싱와 등의 선수를 영입해 전력이 보다 탄탄해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QPR은 개막전 0대 5 패배이루 2라운드 노르위치 시티 전에서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은 1점이지만 실점이 많아 순위는 강등권인 18위다. 게다가 3라운드부터는 맨시티 첼시 토트넘 전이 기다리고 있다. 행여 3~5라운드까지 3연패를 기록할 경우 초반 레이스 내내 강등권에 잔류할 위험성이 크다.
매 시즌 EPL 중위권을 지켜온 아스톤 빌라는 최근 몇 년 새 급격한 전력 약화로 지난 시즌 16위로 아슬아슬하게 강등권을 피했다. 이번 시즌 역시 초반이지만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EPL 강등권 경쟁은 아스톤 빌라, 사우스햄튼, QPR, 노리위치 시티, 레딩 등이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빅4에서 점차 멀어져가는 리버풀과 올해 상위권에 예상됐던 토트넘이 강등권과 근접한 16위와 14위에 올라 있다는 부분도 눈길을 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