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임받는 ‘독종’ 특수통, 수원지검서 대북송금 사건 맡아…“추가 의혹 없다면 수사 흔들림 없을 것”
또한 이 차장이 선후배 검사들을 위해 처남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예약해주고 카트와 캐디까지 편의를 봐줬다고 주장했으며, 처남의 부탁으로 골프장 직원과 가사도우미 등의 범죄 기록을 대신 조회해주는 등 처가 관련 각종 민형사 분쟁 해결 역할을 도맡았다고도 주장했다.
세금 체납 관련 주장도 나왔다. 김 의원은 “이 차장검사는 기업 전문 검사로서 기업들은 그를 저승사자로 안다”며 “하지만 정작 자신은 2021년부터 2년 동안 확인된 체납액만 1800만 원가량이고 자동차세도 안 내 번호판이 영치됐다”고 주장했다.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는 현재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 등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를 맡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이 차장은 이 대표를 수사할 사람이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할 분 같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률 검토를 거친 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의혹에 대해 이 차장검사는 언론에 “위장전입 문제는 현재 해소됐다. 딸의 진학 문제 때문에 생긴 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 나머지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세금 체납은) 위장 전입으로 다른 집에 고지서가 발송돼 생긴 문제로 체납 사실을 알고 다 납부했다”고 밝혔다. 골프장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예약을 대신 잡아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고, 골프 비용이나 식사비용 등을 할인받거나 안 낸 경우도 전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불거진 계기는 처남 부부의 이혼소송으로 보인다. 이 차장검사는 언론에 “처남 부부가 이혼소송 중에 서로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처남과 처남댁 이혼소송에 국정감사 의원들이 동원돼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는 사법연수원 32기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를 거쳐 2023년 9월 수원지방검찰청 제2차장검사로 부임했다. 김 의원은 그에 대해 “기업들은 그를 저승사자로 안다”고 표현했는데 실제로 기업 관련 수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별명이 ‘재계 저승사자’일 정도다.
2022년 7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기인사에서 이정섭 차장검사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로 배치했는데 당시 법조계에선 기업 경제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를 엄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윤석열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차장검사가 수사에 대한 강한 의지와 추진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상부에서 원하는 수준의 수사를 충족시키는 것은 기본, 그 이상까지 수사를 확대해 성과를 내곤 해 검찰 내부에서 ‘독종’이라는 평까지 나올 정도다.
그리고 최근 인사에서 이 차장검사는 윤석열 정부의 의지가 담긴 인사라는 평을 받았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를 1년여 만에 떠나 이번에 수원지검 2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서울중앙지검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재이송해 수사를 다시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가 맡게 됐다. 이렇게 이 차장검사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을 책임지게 됐다. 최근 수원지검은 이재명 대표 관련 각종 의혹 규명을 위해 특별수사팀을 꾸렸는데 수사팀장이 바로 이정섭 2차장검사다.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 차장검사는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을 수사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기소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에는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사건’을 이 차장검사가 부장으로 있던 수원지검 형사3부에 재배당하기도 했다. 수원지검 2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긴 이번 인사 역시 믿을 수 있는 검사에게 수원지검의 이재명 대표 관련 각종 의혹 규명을 맡기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 차장검사는 처남 부부의 이혼소송의 파편이 국감장으로 튀면서 각종 의혹에 휘말리고 말았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고발까지 검토에 들어갔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 수사를 막기 위한 의혹 제기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이정섭 차장에 대한 내부정보에 근거한 문제 제기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칼끝을 무디게 하려고 이정섭을 겨냥한 것”이라며 “대북송금, 쌍방울 후원금 쪼개기 사건 등을 막으려는 나쁜 음모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차장검사가 별다른 흔들림 없이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법조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만 연출되지 않는다면 위장전입 등 현재 불거진 의혹들 정도로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의지와 추진력이 강하고 위에서의 신뢰도 탄탄해 다소 부진해 보이던 수원지검의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