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구역내 공장폐수는 하수처리장 유입·처리 원칙
- 생태독성폐수 방류, 누가 언제 어떻게 했는지 밝혀야
- 에코프로 그룹, 공공하수도관리청장 허가 득했나
- 전라북도 이차전지특화단지에 전용 처리장 추진 대조
[일요신문] 에코프로 그룹사 등이 입주해 있는 경북 포항 영일만일반산업단지가 가동 후 수년간 영일만 죽천 앞바다로의 '공장폐수 직방류'로 일으킨 민원(관련기사 9월 5일, 10일 보도)의 원인이 관리 감독기관들의 당초부터 부실했던 환경관리 때문이었다는 것이 '일요신문' 추가 취재 결과 드러났다.
하수도법상 하수처리구역 내 모든 공장 폐수처리 방류수는 공공하수처리장에 유입하여 적정 처리해야야함이 원칙이고, 특별히 공공하수처리장에 유입하지 않고 직접 해양에 방류할 경우에도 엄격한 전제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공공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해양방류을 하기 위해서는 △공장 폐수처리장 처리수가 공공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수질기준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입증이 되고, △폐수배출공정도, 원료 등 오염물질의 종류와 발생량, 수질오염방지시설 설치명세서, 수질검사기관의 수질성적서(수질예측서)등을 제출해 미리 공공하수도관리청장(포항시장)의 공공하수도 유입제외 허가를 받아야 한다.
공장폐수처리장 처리수의 방류와 관련된 내용은 영일만산단 조성과 관련된 환경영향평가서에도 공공하수처리장 유입처리토록 언급 돼 있다.
하지만 에코프로 등 일부 공장폐수처리장 방류수에 대해 포항시 하수관련부서가 '하수처리장 유입제외를 허가'를 해준 적도 없으며, 환경영향평가서 '공공하수처리장 유입처리'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의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사업장 사후관리와 경북도의 엉터리 폐수배출업소 인·허가와 지도 점검에 포항시의 무책임한 공장 폐수·하수행정이 더해진 총체적 환경관리 부재라는 것. 특히 포항시는 기업유치에 눈멀어 사전대비 부족과 관련법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요신문'이 확인한 영일만산단 조성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8월 영일만산업단지 사업시행자인 포항시는 대구지방환경청과 환경영향평가 협의시, 공장폐수는 자체 1차 처리 후 향후 일일 3만5000t 처리용량으로 증설될 흥해공공하수처리장에 유입·처리하는 것으로 하는 조건부 결정을 했다.
하지만 대구지방환경청은 2022년 11월 환경영향 평가 변경 협의 시까지 이러한 협의내용 이행여부를 기간미도래 등의 이유로 확인하지 않았다. 에코프로 역시 자신들의 공장폐수처리수에 문제가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의심을 살만한 정황도 드러났다.
영일만산업단지의 에코프로 관계사들의 공장 조성 초기 에코프로 측(건설사측)은 폐수를 흥해공공하수처리장 유입가능여부를 포항시에 문의했다.
포항시는 '폐수방류수를 공공하수처리시설로 유입할 경우 물환경보전법 제32조제1항 동법 시행규칙 제34조 수질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공공하수도 시설의 기능을 현저히 방해하거나 방류수수질기준을 유지하기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하수(염을 포함하는 폐수 방류수 등)는 하수도법 제23조에 따라 재해시설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함'을 에코프로 측에 통보했다.
에코프로 그룹사는 공공하수처리장 유입을 포기하고 직접 해양방류를 선택했다. 자신들의 방류수수질에 '염' 등 문제가 있음과 수질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사는 이유이다.
포항시 환경정책과와 하수도과 담당자는 경북도 관할인 에코프로 그룹사의 직접 해양방류에 대해 에코프로 측이 하수도관리청장(포항시장)의 허가를 득했느냐와 경북도의 협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명확하게 답변했다.
폐수처리장 방류수에 염성분이 고농도로 함유돼 하수처리장 유입이 어려운 경우, 적법한 처리방안이 있었는데도 영일만산업단지는 관련법 개정에 따른 생태독성물질에 대한 규제시점, 준비기간 등 여러 부분에서 행정기관의 잘못으로 영일만 죽천 앞 해양이 오염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초 환경영향평가에는 영일만산단내 발생되는 공장폐수처리장 방류수를 흥해하수처리장에 유입·처리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포항시는 지난 2022년 11월이 돼 서야 산업단지 토지이용계획변경(당초면적에서 15% 이상변경) 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를 통해 공장폐수를 생태독성, BOD 등 5개 항목은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90%, TOC, TP항목은 80% 이행조건으로 바다에 방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2023년 산단 변경고시에 영일만4일반산업단지 공장폐수처리장 방류수를 하루에 3만0847t 이내로 죽천 앞바다로 직접 방류하고 일부 공장폐수는 관련부서 협의 후 흥해하수처리장에 유입처리하는 것으로 했다. 그것도 흥해하수처리장 하루 처리용량 3만5000t으로 증설되는 조건이다.
문제는 2011년부터 2022년말까지의 산업단지관리계획(변경)고시에는 계속 흥해하수처리장으로 유입·처리토록 됐음에도, 2018년경부터 이미 공장폐수처리장 방류수를 바다로 직접 방류해 왔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물고기 떼죽음과 생태독성 적발이후 생태독성 염증명을 하지 못한 일부 업체는 뒤늦게 공장폐수처리수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관계자들은 "산단관리계획변경을 통해 공장폐수처리수를 바다로의 직방류를 허용하는 것은 하수처리구역 제외와 다를 바 없다. 하수처리구역 축소변경은 하수도기본계획 변경에 해당한다. 이를 하수도기본계획에 포함시켰는지도 의문이다. 포항시는 기업유치에 눈멀어 환경영향평가법 관련 규정을 무시한 위법성 행위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환경관계자는 "최근 포항시는 블루밸리국가산단의 폐수처리장 유입불가 염폐수를 산업단지에서 10㎞ 거리의 청림동 연안까지 이송해 방류하는 것으로 하여 2025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좀 생뚱맞다. 이제라도 포항시는 산업단지내 폐수에 새로운 생태독성이 발생되더라도 자유롭게 기업 활동이 가능토록 대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21년 말 죽천 앞바다 양식장의 물고기 폐사사건 발생으로 경북도 합동점검 시 에코프로 그룹사 등 6개 업체에서 생태독성초과, BOD초과, 각종 신고 미이행 등 다수의 물환경보전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당시 경북도는 이들 업체에 대해 부적정한 행정처분을 내린 의혹이 있으며, 포항시도 에코프로 그룹의 생태독성초과폐수 단속 결과 발표서 배출허용기준이 1TU로 최대 16배 초과를 했지만, 기준이 2TU이며 이를 근거로 8배 초과했다고 축소했다. 심지어 포항시의회에도 이렇게 보고했다.
이차전지산업를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는 전라북도의 환경행정은 경북도·포항시와 극명히 대조된다.
최근 전라북도는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새만금산업단지에 1조 3000여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이차전지 전용 염폐수처리장 신설을 국가에 건의한 바 있다. 입주하려는 업체들도 폐기물재활용 관련 이차전지산업에 반드시 수반되는 염폐수를 포항영일만산업단지처럼 근시안적 미봉책과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고 행정기관도 이를 예상하고 대처하려는 것이다.
포항시는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을 합쳐 총 1144만 2546㎡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됐고, 이미 에코프로, 포스코퓨쳐엠 등 이차전지 선도기업이 입주해 있으나 시의 무책임한 공장폐수·하수 행정으로 입주 기업들이 폐수처리방법에서 불법과 편법의 기로에 서 있는 실정이다.
나영조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