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이유로 환노위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여당 반대에 야당 단독 청문회 채택
10월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SPC와 DL그룹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을 규명을 위한 청문회 실시계획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앞서 전날 26일 허영인 회장과 이해욱 회장은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둘 다 해외 출장 중이라며 불출석 사유를 제출했다.
이에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외국 출장을 이유로 한 불출석은 모욕감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며 “불출석을 위한 도피성 해외출장 선례를 환노위에서 만들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불출석에 따른 고발은 벌금 몇 푼으로 끝난다. 산재 책임을 묻고 그 예방 대책을 수립하려면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대신 비공개 간담회 방식을 제안했다.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보다 그들(기업인)이 (중대재해 발생으로)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업 오너를 꼭 청문회장으로 부르는 게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 반대 의사를 밝히며 퇴장했고,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 실시계획 채택의 건이 의결됐다.
한편 SPC그룹과 DL그룹은 잇단 중대재해 발생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다. 2022년 10월 SPC그룹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당시 허 회장은 향후 3년 동안 1000억 원의 안전경영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10개월 만인 지난 8월 SPC 계열 샤니 성남 제빵공장에서는 5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공장에선 2022년 10월 손가락 절단 사고와 오해 7월 손가락 골절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DL그룹 계열사인 디엘이앤씨 건설 현장에선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7건(8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중대재해 ‘최다’ 발생이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