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 정치권 공방…“북한이 원인” vs “한반도 긴장 국면”

북한 23일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선언

[일요신문] 9·19 남북군사합의를 두고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합의 파기 원인은 북한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정부의 효력 정지 선언은 북한을 더 날뛰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3차 군사정찰위성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문재인 정부 시절 발표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남북이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적대행위를 중지해 군사적 충돌을 막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22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를 효력 정지했다. 북한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하였던 군사적 조치들을 철회하고 군사분계선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측의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 효력정지에 반발해 사실상 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위반을 반복한다면 그 합의서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며 “채택 당시에도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기울어진 합의라는 문제가 있었던 그 합의서를 신줏단지 받들 듯 애지중지하면서 우리만 지켜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세 차례나 쏜 그런 결과로 우리가 부득이하게 취한 조치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이날 오전에 파기선언을 했다고 해도 파기된 결정적인 원인제공자는 북한”이라고 비판했다.

2018년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판문점에서 바라본 북한 판문각의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적당한 조치도 아니고 아주 악수”라며 “한반도를 긴장 국면으로 가게 할 수 있는 악수라고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낮은 것 같다”며 “그리고 문재인 정부 죽이기 일환으로 정책을 다 없애는 일환으로 보다 보니까 이런 악수를 두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북한 전략무기 도발에 대해 효과적으로 제어할 대책을 만드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새로운 안보 위기를 조장하거나 정치적·정략적 목표로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를 희생시키는 일이 생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 생명과 안전, 한반도 평화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소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