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보다 ‘생성형 AI’ 개발 매진 전망…네이버 “캐릭터 사업 집중 목적”

마크티는 주로 스마트 스피커 등 AI 기반 스마트 기기의 개발을 담당한다. 네이버 ‘클로바’ 브랜드 스마트 기기의 경우 대부분 제조사는 인포마크, 공급사는 네이버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스마트 기기의 실제 개발은 마크티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티는 스마트 스피커인 ‘클로바 프렌즈’를 비롯해 일본에서 출시된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클로바 데스크’와 ‘클로바 클락+’, ‘클로바 램프’ 등의 개발도 맡았다.
그런데 네이버는 최근 마크티 지분 51% 전량을 마크노바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크티는 앞서 지난 5월 네이버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하던 ‘클로바 스토어’의 운영도 종료했다. IT업계에서는 네이버가 AI 기반 스마트 기기 제품보다는 생성형 AI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피엑스가 타 네이버 계열사에 마크티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회사 경영 계획 상 외부 매각을 택했다는 뒷말도 나온다. 생성형 AI란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의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로 만들어내는 기술을 뜻한다.
네이버는 지난 8월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선보이는 등 생성형 AI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당시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라인프렌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스마트 기기 신제품 출시가 뜸하다”며 “스마트 기기의 인기가 과거에 비해 가라앉았다 보니 네이버도 인포마크나 마크티와 비즈니스 관계로만 남고, 직접적인 제품 개발에서는 손을 떼는 것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특히나 클로바 브랜드의 스마트 기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다는 평가다. 북미 시장은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의 IT 업체가 앞서나가고 있고, 중국 시장은 화웨이 등 현지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마크티의 실적은 하락세에 있다. 마크티의 매출은 2021년 사업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74억 원에서 2022년 사업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55억 원으로 25.47% 줄었다. 마크티는 2021년 사업연도 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2022년 사업연도에는 5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인포마크의 매출도 지난해 1~3분기 294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227억 원으로 22.68%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아이피엑스는 IP 기반의 회사다 보니까 캐릭터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마크티를 매각했다”며 “(향후 AI 관련 사업 계획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마크티 인수한 마크노바는? 시니어 헬스케어 중점
최혁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2002년 IT업체 인포마크를 창업했다. 인포마크는 2009년 ‘모바일 라우터’ 출시를 계기로 이름을 알렸고, 2010년대 들어서는 네이버의 ‘클로바’ 브랜드 스마트 기기 제조를 맡으면서 존재감이 커졌다.
인포마크는 2021년 지배구조에 변화가 발생했다. 초록뱀그룹 계열사 우리들휴브레인(현 에스메디)이 유상증자를 통해 인포마크 최대주주에 오른 것이다. 최혁 교수는 이후로도 한동안 인포마크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올해 3월 사퇴했다.
최혁 교수와 인포마크의 연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인포마크는 지난 10월 인공지능(AI) 신사업본부를 분할해 ‘마크노바’ 법인을 신설했다. 이후 최 교수가 마크노바를 인수했고, 마크노바는 마크티 지분 51%를 인수해 마크티 최대주주에 올랐다. 최 교수로서는 인포마크에서 물러났지만 돌고 돌아 마크티 경영권을 거머쥔 셈이다.
마크노바는 AI 헬스케어, 에듀테크 서비스 플랫폼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의 건강관리 사업인 ‘시니어 케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웨어러블 헬스 밴드 등 각 서비스에 특화된 기기를 AI 플랫폼 기술과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마크노바는 마크티를 통해 AI 헬스케어 관련 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마크티의 관계도 당분간은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마크티와의 협업과 관련해 “특별한 변화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