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는 ‘넘실’…무기·마약 거래 소문까지 ‘둥둥’
▲ 딥웹에는 아동음란물, 고어물 등 각종 엽기적인 영상이 널려 있었다. 더군다나 총기, 마약 거래 사이트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지만 대부분 거짓 사이트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
인터넷에서 딥웹의 정의를 검색해보면 바다를 떠도는 빙산 이미지를 활용해 설명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그림에서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커다란 빙산으로 보는데 우리가 일반적인 검색엔진을 통해 찾아낼 수 있는 자료는 바다 위로 드러난 표면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그 아래 더욱 방대한 양의 자료가 숨겨져 있는데 이러한 웹 세계를 딥웹이라 부른다.
하지만 딥웹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란 쉽지 않다. 보통 접근이 힘든 사이트를 딥웹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일반 사이트 정보와 겹치는 부분도 상당해 명확한 경계를 긋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는 도메인 주소만 다를 뿐 딥웹이나 일반 사이트나 똑같은 자료를 담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딥웹도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단계 가려져있을 뿐 일반 사이트와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 정보보안업체 관계자는 “딥웹의 대부분의 사이트는 서버를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기 때문에 정확한 실체에 대해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딥웹이라고 해서 무조건 새로운 정보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일반 사이트에서도 고급정보를 받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듯 딥웹도 마찬가지다. 딥웹만 접속하면 군사기밀도 손쉽게 볼 수 있고 기업정보도 떠다닌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딥웹만의 특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딥웹 사이트의 도메인 주소는 의미 없는 숫자나 알파벳 조합으로 이뤄져 있는데 ‘.onion’으로 끝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딥웹은 우회 IP를 사용하기 때문에 정부의 관리감독을 피할 수 있어 정제되지 않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또한 토르(Tor) 브라우저를 통해 딥웹에 접속하면 익명성을 보장받기 때문에 보다 자유로운 정보교환이 가능하다. 이러한 익명성과 자유로움은 딥웹의 최대 장점이자 동시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차단된 곳에서 딥웹은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포르노물이나 마약·무기거래가 가능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딥웹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취재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딥웹에 접속해본 결과 겉모습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비공개로 설정해놓은 개인 블로그나 온라인 카페를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사이트에 접속하자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들이 벌어졌다. 특히 아동포르노물은 한 번의 검색으로 다양한 국적과 나이를 가진 소년소녀가 등장하는 영상이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옹알이를 하는 아기 옆에서 자위를 하는 남성의 사진, 백발노인이 열 살 남짓한 소녀와 성관계를 맺는 동영상, 강간으로 인해 장이 쏟아져 나오는 장면까지 정상인이라면 구역질이 나올 수밖에 없는 장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생식기에 고문을 가하는 사진만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고의적으로 생식기에 상처를 내 혐오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거나 심지어는 절단해 피를 흘리는 사진도 있었다.
고어 사이트도 충격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사지가 절단되고 피로 칠갑된 모습은 평범한 축에 속했다. 그보다 끔찍해 거론하는 것조차 몸서리가 나는 영상들이 수두룩했다. 더욱이 영화처럼 조작된 장면이 아닌 911사고영상이나 죄수 처형장면을 담은 원본이 유출된 것들도 있어 공포감을 더욱 높였다.
이처럼 성인물이나 고어물이 판치는 까닭에 대해서 또 다른 정보보안업체 관계자는 “딥웹에서 성인물이나 고어물이 널려있는 것은 필터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잘 찾아보면 딥웹에서 볼 수 있는 영상도 일반 사이트에서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 사이트는 실시간으로 검열돼 영상이 삭제돼 찾기 어려울 뿐이다. 그러나 딥웹은 규제나 심의가 불가능하고 직설적인 설명을 해놔 쉽게 찾을 수 있어 실제 공유되고 있는 양보다 부풀려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기나 마약을 살 수 있는 사이트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각 사이트에서는 총기나 마약사진과 함께 간단한 설명이 적혀있었는데 구입에 필요한 금액과 물건을 받는 법까지 상세히 적혀있었다. 하지만 구입 버튼을 눌러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으며 후기도 남아있지 않아 거짓 사이트일 가능성도 높아보였다. 생체실험이나 청부살인 의뢰 사이트 역시 대문만 있거나 허무맹랑한 이야기들만 적혀 있어 신뢰할 수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딥웹에 접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호기심으로 딥웹에 접속했다간 범죄자의 길을 걸을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숫자가 많진 않지만 딥웹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까진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찾은 바는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모니터링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딥웹에 접속하는 행위 자체는 불법은 아니지만 그곳에서 아동포르노 파일을 받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는 처벌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딥웹의 진실과 거짓
접속하면 국정원이 집으로 달려온다고?
쉽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특성 탓인지 딥웹을 둘러싸고 온갖 루머들이 떠돌고 있다. 처음에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정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루머가 줄어들기는커녕 기정사실화된 듯 전해져 딥웹을 더욱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딥웹에 접속한 순간 국정원 직원이 당신의 집 앞에 찾아온다.’ 딥웹이란 단어를 검색해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문장이다. 딥웹 접속은 불법이기 때문에 상주하고 있던 국정원 직원의 감시를 받는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딥웹에 상주하며 범죄정보를 수집한다는 소문도 더해져 루머는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루머가 거짓이라고 단정 지었다. 딥웹 접속만으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지 않으며 그곳에서 무기나 마약을 거래하는 등의 어떠한 행위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정보보안업체 관계자는 “딥웹에서 사용하는 IP를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 여러 경로를 통해 IP를 우회시키기 때문에 진짜 사용자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없다. 만약 IP 추적이 가능하더라도 그 많은 사이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인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며 “처음부터 특정인을 표적으로 삼고 그 사람이 접속을 하는지 지켜보는 것은 가능해도 불특정다수의 IP추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의 감시를 피해도 해커들의 공격을 막을 순 없다.’ 국정원의 감시는 불가능하더라도 해커의 공격은 피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물론 딥웹에서도 해커들이 활동한다. 일반 해커 커뮤니티 사이트보다 질적으로 뛰어다나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최신 정보도 이곳에서 공유될 만큼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딥웹의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는 해커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딥웹에 접속하기만 해도 무차별적으로 해커의 공격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해킹 전문가들도 “딥웹 접속도 일반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다. 아무리 뛰어난 해커라도 바이러스가 포함된 파일이나 프로그램을 다운받거나 실행시켜야 공격이 가능하다. 일반 웹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는 해킹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보면 된다. 딥웹은 접속하는 순간부터 알 수 없는 파일을 다운받으라며 여러 안내창이 뜬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딥웹이 낯설다보니 시키는 대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격을 받는 것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문제없이 딥웹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딥웹을 새로운 세상으로 믿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제3세계나 다름없어 그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비트코인(Bitcoin)’이라 불리는 전자화폐인데 이는 일반 사람들은 구입할 수도 없으며 국적에 관계없이 거래된다고 전해진다. 비트코인을 소지한 사람들은 딥웹을 통해 마약이나 총기를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는 루머도 생겨났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 역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비트코인이 실제 존재하긴 했지만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전자통화였던 것이다. 다만 통화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중앙기관이 없어 수수료가 거의 없으며 거래자의 정보가 유출되지 않는다는 차이를 보였다. 물론 딥웹에 비트코인이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들만의 화폐’는 아니었다.
이처럼 수많은 루머가 생겨나자 일각에서는 딥웹의 존재가 허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딥웹은 음모론이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접근도 쉽지 않을뿐더러 딥웹이라 분류되는 사이트에 어렵사리 접속해도 색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다는 경험담들이 뒷받침되면서 설득력을 얻었다.
또 다른 정보보안업체 관계자는 “딥웹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순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속하고 사용하는 인터넷이 전부는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딥웹보다 훨씬 접근하기 어렵고 복잡한 공간도 있다. 다만 사람들이 모를 뿐이다”고 말했다. [박]
딥웹 직접 접속해보니클릭하는 순간 컴퓨터 망가져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직접 딥웹을 파헤쳐보겠다며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취재진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야 겨우 살아났으며 또 다른 컴퓨터는 포맷을 하고나서야 정상복구가 됐다. 그림까지 첨부된 딥웹의 접속과정 설명서를 보고 그대로 따라했지만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조차도 알 수 없었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버추얼 머신(Virtual Machine, 실재하는 컴퓨터상에 소프트웨어로 논리적으로 만들어낸 컴퓨터)까지 동원했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이처럼 취재진뿐 아니라 일반인이 딥웹 접속을 시도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컴퓨터가 망가졌다는 경험담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간단한 치료로 복구되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컴퓨터를 폐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일부 사람들은 PC방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난 주말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딥웹 접근을 시도했던 직장인 서 아무개 씨(26)는 구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컴퓨터가 망가져 울상이다. 서 씨는 “솔직히 처음엔 PC방에서 시도해보려 했는데 적발될 경우 지금까지 청구된 수리비까지 물어내야 한다는 경고문을 보곤 그냥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와 내 컴퓨터로 딥웹 접속을 시도했는데 보호 프로그램을 설치하다 한 번 오류가 발생했다. 이후부터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지만 그래도 계속 접속을 시도했고 몇 개의 사이트를 둘러보기까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컴퓨터가 꺼지더니 그 후로는 부팅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정보보안업체 관계자는 “보호 프로그램을 설치하다 오히려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바이러스는 보호망을 뚫기도 한다. 또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충분한 조치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보호 프로그램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딥웹도 접속만으로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지만 한 번의 클릭 실수로 컴퓨터를 망가뜨릴 수 있으니 보호 프로그램을 무조건 신뢰하는 것도 위험하다”며 “일반인은 호기심을 자제하고 딥웹엔 접속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고 조언했다. [박]
접속하면 국정원이 집으로 달려온다고?
‘딥웹에 접속한 순간 국정원 직원이 당신의 집 앞에 찾아온다.’ 딥웹이란 단어를 검색해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문장이다. 딥웹 접속은 불법이기 때문에 상주하고 있던 국정원 직원의 감시를 받는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딥웹에 상주하며 범죄정보를 수집한다는 소문도 더해져 루머는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루머가 거짓이라고 단정 지었다. 딥웹 접속만으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지 않으며 그곳에서 무기나 마약을 거래하는 등의 어떠한 행위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정보보안업체 관계자는 “딥웹에서 사용하는 IP를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 여러 경로를 통해 IP를 우회시키기 때문에 진짜 사용자가 누구인지 알아낼 수 없다. 만약 IP 추적이 가능하더라도 그 많은 사이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인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며 “처음부터 특정인을 표적으로 삼고 그 사람이 접속을 하는지 지켜보는 것은 가능해도 불특정다수의 IP추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의 감시를 피해도 해커들의 공격을 막을 순 없다.’ 국정원의 감시는 불가능하더라도 해커의 공격은 피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물론 딥웹에서도 해커들이 활동한다. 일반 해커 커뮤니티 사이트보다 질적으로 뛰어다나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최신 정보도 이곳에서 공유될 만큼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딥웹의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는 해커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딥웹에 접속하기만 해도 무차별적으로 해커의 공격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해킹 전문가들도 “딥웹 접속도 일반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다. 아무리 뛰어난 해커라도 바이러스가 포함된 파일이나 프로그램을 다운받거나 실행시켜야 공격이 가능하다. 일반 웹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는 해킹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보면 된다. 딥웹은 접속하는 순간부터 알 수 없는 파일을 다운받으라며 여러 안내창이 뜬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딥웹이 낯설다보니 시키는 대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격을 받는 것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문제없이 딥웹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딥웹을 새로운 세상으로 믿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제3세계나 다름없어 그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비트코인(Bitcoin)’이라 불리는 전자화폐인데 이는 일반 사람들은 구입할 수도 없으며 국적에 관계없이 거래된다고 전해진다. 비트코인을 소지한 사람들은 딥웹을 통해 마약이나 총기를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는 루머도 생겨났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 역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비트코인이 실제 존재하긴 했지만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전자통화였던 것이다. 다만 통화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중앙기관이 없어 수수료가 거의 없으며 거래자의 정보가 유출되지 않는다는 차이를 보였다. 물론 딥웹에 비트코인이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들만의 화폐’는 아니었다.
이처럼 수많은 루머가 생겨나자 일각에서는 딥웹의 존재가 허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딥웹은 음모론이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일 뿐이라는 것이다. 접근도 쉽지 않을뿐더러 딥웹이라 분류되는 사이트에 어렵사리 접속해도 색다른 정보를 얻지 못했다는 경험담들이 뒷받침되면서 설득력을 얻었다.
또 다른 정보보안업체 관계자는 “딥웹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순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속하고 사용하는 인터넷이 전부는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딥웹보다 훨씬 접근하기 어렵고 복잡한 공간도 있다. 다만 사람들이 모를 뿐이다”고 말했다. [박]
딥웹 직접 접속해보니클릭하는 순간 컴퓨터 망가져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직접 딥웹을 파헤쳐보겠다며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취재진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야 겨우 살아났으며 또 다른 컴퓨터는 포맷을 하고나서야 정상복구가 됐다. 그림까지 첨부된 딥웹의 접속과정 설명서를 보고 그대로 따라했지만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조차도 알 수 없었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버추얼 머신(Virtual Machine, 실재하는 컴퓨터상에 소프트웨어로 논리적으로 만들어낸 컴퓨터)까지 동원했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이처럼 취재진뿐 아니라 일반인이 딥웹 접속을 시도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컴퓨터가 망가졌다는 경험담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간단한 치료로 복구되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컴퓨터를 폐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일부 사람들은 PC방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난 주말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딥웹 접근을 시도했던 직장인 서 아무개 씨(26)는 구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컴퓨터가 망가져 울상이다. 서 씨는 “솔직히 처음엔 PC방에서 시도해보려 했는데 적발될 경우 지금까지 청구된 수리비까지 물어내야 한다는 경고문을 보곤 그냥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와 내 컴퓨터로 딥웹 접속을 시도했는데 보호 프로그램을 설치하다 한 번 오류가 발생했다. 이후부터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지만 그래도 계속 접속을 시도했고 몇 개의 사이트를 둘러보기까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컴퓨터가 꺼지더니 그 후로는 부팅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정보보안업체 관계자는 “보호 프로그램을 설치하다 오히려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바이러스는 보호망을 뚫기도 한다. 또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충분한 조치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보호 프로그램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딥웹도 접속만으로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지만 한 번의 클릭 실수로 컴퓨터를 망가뜨릴 수 있으니 보호 프로그램을 무조건 신뢰하는 것도 위험하다”며 “일반인은 호기심을 자제하고 딥웹엔 접속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고 조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