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무가 거칠고 체위 자주 바꿔…” 적나라한 폭로 때문에?
▲ 자살한 마쓰시타 다다히로 금융상. 사망 직후 내연녀가 터뜨린 스캔들 기사가 <주간신조>에 실려 그의 자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금융상이 자살한 배경으로는 <주간신조>에 대대적으로 실릴 예정이었던 내연녀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스캔들에 들춰지는 것에 대해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느낀 마쓰시다 금융상이 결국 자살을 택했다는 것이다.
▲ 자살한 마쓰시타 다다히로 금융상. |
마쓰시타 금융상은 30년간 건설성에서 근무했고 1993년 54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로 중의원에 첫 당선되는 등 5선 의원을 거쳐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후인 2009년 경제산업 부대신으로 임명되었으며 올 6월 내각 최고령의 나이로 금융상이 됐다. 평소 성실하고 온화한 품성에 소신 있는 성격으로 금융상이 된 후에도 의욕적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상의 스캔들 기사가 실린 <주간신조>는 마쓰시타 금융상이 자살한 지 이틀 뒤인 12일 일본 전역에서 발매됐다. 금융상의 자살과 겹치면서 주간지는 날개 돋친 듯 팔렸는데 기사 제목이 사뭇 선정적이다.
‘73세 금융상의 치정-70세 내연녀를 화나게 만든 정사 21년의 뒤처리’란 타이틀의 기사 속에는 내연녀가 밝힌 마쓰시타 금융상과의 러브스토리가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다.
내연녀 도키토 레이코와 21년간 마쓰시다 금융상의 만남부터 밀회, 이별에 이르는 과정을 둘 사이에 오간 러브레터부터 섹스까지 공개하며 낱낱이 폭로하는 내용이다.
<주간신조>에 따르면 1991년 당시 건설성 직원이던 마쓰시타 금융상은 자신의 고향이자 선거구인 가고시마현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레이코를 만났고 이후 줄곧 사귀었다. 마쓰시타 금융상이 중의원이 되고나서 도쿄에서 생활할 때는 주말에 가고시마현으로 가 레이코를 몰래 만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레이코를 도쿄로 불러 호텔서 즐기기도 했다. 마쓰시타 금융상은 애무가 거친 편으로 섹스 도중 체위를 자주 바꾸는 편이었다고 한다.
불륜 초기 마쓰시타 금융상이 레이코에게 보낸 러브레터에는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정열이 넘쳐난다.
‘맨 처음 살을 맞댄 뜨거운 밤이 또렷이 떠오릅니다. 옆에 누워 어느새 배를 내밀고 잠이 든 공주님의 하얀 피부를 보고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예쁜 공주님.’
하지만 바깥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데이트를 한 적은 1년에 고작 두세 차례에 불과했다.
레이코는 “나도 내연녀란 처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변변한 데이트는 꿈도 못 꿨다”며 “같이 쇼핑가는 게 소원이었다”고 토로했다. 서운해 하는 레이코에게 마쓰시타 금융상은 이따금 “화장품을 사는 데 쓰라”며 적을 때는 5만 엔(약 70만 원), 많을 때는 30만 엔(약 430만 원)을 쥐어주곤 했다고 한다.
그러다 2년 전 마쓰시타 금융상은 갑자기 연락을 끊고 만나주지 않았다. 그래서 레이코가 전화로 ‘헤어져야 하나, 왜 헤어지려는 것이냐’고 따지자, 마쓰시타 금융상은 아무 말 없이 끊어버렸다고 한다. 레이코는 “날 아무렇게나 대해도 좋은 여자로 여긴 것 같았다. 금융상이 내 사랑을 진지하게 받아 주지 않았다”며 <주간신조>에 불륜을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레이코는 기사에서 “그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란 걸 세상이 알아줬으면 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 <제이캐스트>에 따르면, <주간신조> 측에서 마쓰시타 금융상에게 스캔들과 관련하여 인터뷰를 했다. 마쓰시타 금융상은 “다 내 부덕의 소치”라며 불륜을 인정했다 한다. 왜 헤어졌냐는 질문에는 “작년에 매우 바빠지면서 어느새 연락이 끊기게 됐다”며 “애당초 레이코를 배신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제 마쓰시타 금융상은 2011년 3월 일본 동북 대지진 후 재해를 입은 후쿠시마에 ‘부흥 부대신’이란 직위로 파견돼 일한 바 있다.
자살 직전 <주간신조>의 취재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쓰시타 금융상에 대한 동정여론이 나오고 있다.
차기총리감으로 거론되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정계 거물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전 간사장, 히가시 고쿠바루 히데오 전 미야자키현 지사 등 요즘 정치인 사이에 불륜은 흔한 일인데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으면 자살까지 했냐는 것이다.
마쓰시타 금융상은 올 초 전립선염을 앓고 봄에는 폐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자살의 직접적 동기가 오랜 불륜에 따른 추문이 아닌 병으로 인한 깊은 고민과 불안이었다는 추측도 흘러나온다.
마쓰시타 금융상은 지난 2003년 주간지 <플래시>에도 다른 여성과 스캔들이 터진 적이 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금융상은 선거를 돕던 후원자 여성과 선거 직후 “열심히 도와줘서 선거에서 이겼으니 이제부터는 내가 돌봐주겠다”면서 불륜을 시작했다고 한다. 1년 후 이 여성과 헤어지자며 이별 명목으로 무려 3000만 엔(약 4억 3000만 원)의 돈을 제시했다. 하지만 헤어지기를 거부한 여성이 <플래시> 측에 둘 사이 관계를 폭로했다는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마쓰시타 금융상의 자살을 계기로 평소 정치에 무관심한 일본인들도 깜짝 놀라게 됐다”며 “이번 사건은 일본의 정치가 얼마나 혼란스럽고 타락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라고 분석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