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펜트라 매출 기대 못 미쳐 북미 시장 안착이 숙제…0%대 지분율에 승계 재원 확보도 관건

김형기 부회장의 사임으로 그룹 내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기우성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임기가 2029년으로 연장됐으나 시장에서는 이번 경영진 개편을 계기로 서진석 대표 중심 체제 전환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김형기 대표가 개인적인 이유로 사직했고, 향후 기우성 대표가 은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진석 대표 중심의 체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서진석 대표와 서준석 수석부회장의 역할 분담이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현재 서진석 대표는 그룹 총괄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서준석 수석부회장은 북미 사업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그룹 전략과 해외 사업 성과를 통해 경영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진석 대표는 2023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그가 제시한 그룹의 핵심 청사진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중심 기업에서 글로벌 신약 개발 기업으로 체질 전환이다. 다만 신약 개발 기업으로 도약을 증명할 핵심 카드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판매명)’의 성과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환자가 자가 투여할 수 있는 편의성을 앞세운 짐펜트라는 당초 회사가 2024년 연매출 목표치를 1조 원으로 제시했다가 같은 해 11월 7000억 원, 2025년 9월 3500억 원으로 재차 낮췄다. 그해(2025년) 매출은 1222억 원에 그쳐, 조정된 목표치에 크게 못 미쳤다.
짐펜트라의 핵심 시장이자 최대 격전지인 북미 사업을 이끌고 있는 서준석 수석부회장의 책임이 커진 상태다. 글로벌 신약으로 전환을 공언한 상황에서 짐펜트라의 북미 시장 안착 여부는 두 형제의 경영 역량을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셀트리온의 지분 가치는 약 10조~11조 원으로, 최대주주 할증·최고세율이 적용될 경우 상속세는 6조 원을 상회할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형제의 승계 재원 마련 방안은 아직 뚜렷이 드러난 것이 없다. 업계에서는 형제가 각각 50%씩 출자해 지난해 12월 22일 설립한 개인 법인 ‘애나그램’이 향후 형제의 자산 형성이나 승계 재원 마련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애나그램은 그룹과 전혀 무관한 회사이며, 현재 오너 일가 지분 승계, 매입 등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