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산단 입주 과정 산업입지법 위반 정황…밀양시 “법률상 하자 없다”
밀양시 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받는 밀양나노국가산단은 국내 기업들의 생산기지로 최적의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된다. 특히 동서로 뻗는 고속국도 14호선까지 함께 완공되면 중부경남의 새로운 주요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H는 2017년부터 밀양나노국가산단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2021년도에 준공할 계획이었으나, 준공이 늦어지면서 2023년 12월 8일 계획을 변경했다. 1단계는 2023년 12월, 2단계는 2024년 10월에 준공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산업입지법에 따른 산업단지는 크게 실수요자형, 분양형, 임대형으로 나뉜다. 국가산업단지는 전국적으로 실수요자형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실수요자형의 수요자는 대부분 민간기업이다. 민간기업에 서둘러 인프라 구축을 해주기 위해 실질적으로 준공이 안 된 상태에서 산업단지가 운영이 되는 문제점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산업입지법은 산업단지를 운영하는 입주자의 편의를 위해 법률로 상당 부분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지도 오래다. 밀양나노국가산단에도 바로 이 같은 사례가 드러났다. 사업주체도 아닌 삼양식품이 단지가 준공이 되기도 전에 토지사용 허가를 미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LH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산업입지법에 따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양식품이 미준공된 나노국가산단을 이용함에 있어, 관련 법률을 검토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자의적인 산업입지법 해석으로 준공 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만 부각시켜 준공 전에 토지사용까지 허가하는 우를 범한 것으로 보인다.
밀양시 관계자는 “산업입지법 제37조(개발사업의 준공인가) 7항에 ‘준공인가 전에는 산업단지개발사업으로 조성된 용지나 설치된 시설물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지만, ‘사업시행자가 산업단지개발사업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제16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공장설립을 허가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여기에서 밀양시의 오류가 확인됐다. 동법 괄호 안에는 ‘제16조 제1항 제3호 중 산업단지개발계획에 적합한 시설을 설치하여 입주하려는 자는 제외한다’라고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삼양식품은 사업시행자가 아니라 단지에 입주하려는 자에 불과하다.
삼양식품이 준공 전 토지 및 시설물(공장설립)을 사용하려면 동법 8항 ‘산업단지개발계획에 적합한 시설을 설치하여 입주하려는 자의 자격으로 사업시행자 지정을 받은 자가 준공인가 전에 그 시설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실시계획 승인권자(국토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라는 규정에 의해 사전승인을 받으면 법률상 하자가 없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다만 입주자에 불과하고 사전승인도 받지 않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시에서 공장설립 허가해준 대로 따랐을 뿐이다.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밀양시에서 미리 걸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