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아메타버스, 해킹 사건 이후 미흡한 대처 도마 위…거래종료 앞두고 예치 상품 내놔 피해 키웠단 지적도
갤럭시아는 효성그룹 계열 코스닥 상장법인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자회사를 통해 운영 대행 중이다. 갤럭시아는 2023년 11월 17일 재단 지갑이 해킹되면서 갤럭시아 코인 약 3억 8000만 개를 탈취당했다. 이에 따라 빗썸은 갤럭시아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약 두 달 동안 재단과 소명 기간을 거쳤지만 투자유의 종목 지정 해소에 불충분하다고 판단된 것이다.
이번 갤럭시아 상폐로 투자자는 말 그대로 ‘멘붕’ 상태다. 갤럭시아는 ‘김치코인’으로 국내 투자자 비중이 절대적이다. 현재 빗썸에서 상폐 소식에 손절한 투자자를 제외하더라도 갤럭시아를 보유한 홀더는 약 1만 6000명으로 알려졌다. 갤럭시아는 또 다른 국내 거래소 ‘고팍스’에도 상장돼 있지만, 고팍스 거래량이 극히 낮아 거래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전망이다.
갤럭시아 상폐 핵심은 유통량 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2022년 상폐된 국내 가상자산 위믹스 사례를 보듯 유통량은 상장폐지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주식으로 비유하면 회사가 주식을 100만 주 발행했다고 발표해, 이에 맞춰 시가총액을 계산해 주식을 산 투자자가 있는데 사실은 200만 주였다면 사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갤럭시아 상폐를 두고 상폐 책임이 갤럭시아메타버스에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갤럭시아 유통량 문제는 해킹으로 인해 불거졌다. 갤럭시아가 해킹되면서 3억 8000만 GXA가 풀려났고, 이후 유통량을 계산해봤더니 재단이 공지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해킹으로 추가 유통된 물량을 계산하더라도 약 5억 개가 추가 유통이 되고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다.
‘코인사관학교’ 운영자 변창호 씨는 “갤럭시아 재단은 ‘해킹당한 지갑은 재단 것이 아닌 운영 대행사의 지갑이며 갤럭시아메타버스 측 지갑에서는 빠져나갔으나, 시장에 풀린 것은 아니’라고 공지한 바 있다”면서 “그런데 파트너사에 지급된 물량이고, 락업된 상태도 아니었으니 이는 미유통량으로 볼 수 없다. 그게 실제로 해킹으로 유통까지 됐으니 유통량 초과를 두고 재단 측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갤럭시아 투자자인 S 씨는 운영 대행 중인 갤럭시아메타버스 대처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S 씨는 “갤럭시아 재단 입장은 총 약 5억 개 초과 유통량 중 약 3억 8000만 개 해킹 탈취분을 뺀 1억 개만 바이백(자사 코인을 다시 사들이는 것) 후 락업했다”면서 “하지만 이건 재단 셈법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5억 개 초과 유통이 발생한 만큼 1억 개뿐만 아니라 해킹으로 탈취된 3억 8000만 개만큼을 모두 바이백하고 락업하는 게 맞지 않냐고 생각했다. 만약 거래소에서 1억 개만 바이백하는 걸로 가이드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재단 판단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특히 이 부분이 제일 아쉽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갤럭시아 해킹 사건 이후 투자자와 소통도 부족했고, 우선순위도 잘못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투자자 B 씨는 “갤럭시아 측은 텔레그램 공지를 통해 거래소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했으나, 공지만 할 뿐 세부적인 사항을 공유한 적이 없다. 심지어 공지 내용 중에 경찰 및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수사 후 거래소와 긴밀히 협조한다는 듯한 공지를 띄웠다”면서 “수사가 우선이고 다음이 거래소 협조라는 듯한 얘기에 투자자는 상장폐지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꼈다. 최우선은 거래소에 소명해 유의를 해제하는 게 됐어야 했다. 2023년 ‘레저메타’ 코인 경우 갤럭시아와 비슷하게 보유 물량 해킹에 따라 유의 지정된 케이스가 있었으나 공식방을 통해 주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안내했고, 유의지정에도 불구하고 해제 후 거래지원 종료하지 않고 현재까지 유지 중인 케이스가 존재하는데 갤럭시아는 대처를 잘못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상폐 직전 갤럭시아 측에서 진행한 직접 예치 상품이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상폐 일주일 전인 1월 3일 갤럭시아 측은 ‘8차 GXA 예치상품’을 출시했다. 갤럭시아 월렛에 3개월 의무 예치를 해두면 리워드 5%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갤럭시아 팀이 제시한 예치 상품은 1인당 예치 한도가 약 50만~100만 GXA 정도였으나 이때 예치 상품은 1인 최대 물량이 500만 GXA였다.
이 상품은 약 2시간 만에 신청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3개월 동안 출금 불가 상품에 예치 후 일주일 만에 상폐 소식이 발생하면서 손절 대응조차 못하는 상황에 빠진 투자자가 많았다. 투자자 S 씨는 “기존과 비교해 5~10배 큰 예치 물량을 열어주고 며칠 되지도 않아 거래지원 종료가 됐기 때문에 재단이 상폐 소식을 미리 알고 이런 상품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노했다.
1월 12일 갤럭시아 측은 상장폐지 대책을 내놨다. 갤럭시아 측은 공식 미디움을 통해 ‘2억 8000만 개 GXA를 추가 바이백하고 10억 개 GXA 추가 소각’을 공지했다. 갤럭시아는 “바이백한 물량은 2024년 말까지 락업해 유통하지 않을 예정이며, 추가 소각 관련 유통 계획서 변동은 거래소와 협의해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너무 뒤늦은 대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위믹스는 약 1년 만에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 재상장을 통해 기사회생했지만, 재상장 자체가 워낙 가능성이 낮은 일이라 갤럭시아도 재상장에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변창호 씨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한 번 상폐된 코인이 재상장된 경우가 거의 없다. 위믹스 재상장 자체가 가능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는데 일어난 일이다. 갤럭시아 재상장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