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주목…상급기관 통일전선부 통폐합 국면서 폐지 가능성

조선아태위 핵심 인사들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활발히 교류하며 대북송금을 이끌어낸 이력이 정치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왔다. 조선아태위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2016년 통일전선부 산하 외곽조직에서 내각 조직으로 승격하면서 실질적인 대남사업 선봉으로 대두됐다. 조평통은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운영하는 주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강력한 대남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통일 불가론을 강조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남 업무 관련 조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조평통,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 등이 구조조정 대상에 올라 폐지 절차에 돌입했다. 우리민족끼리, 평양방송 등 대남 선전 및 대남 공작 매체들에 대한 정리도 이뤄지고 있다.

조선아태위는 2018년과 2019년 경기도와 대남교류 선봉에 서왔던 곳이다. 쌍방울 대북송금은 2019년 1월 이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외부 행사에는 리종혁 조선아태위 부위원장이 대표 격 인물로 노출돼 왔다. 그러나 조선아태위를 진두지휘한 실세 라인은 최근 폐지가 결정된 통일전선부 라인이었다.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회담이 결렬되면서 조선아태위 ‘통일전선부 라인’ 신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까닭이었다. 2019년 4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직에서 해임됐다. 김성혜는 실각한 뒤 혁명화 과정을 거치면서 아직 공직 복귀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복수 정보기관 출신 관계자와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국 언론을 통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뒤 북한 내부에서 김성혜는 상당히 난처한 입장에 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북한에서 수령한 금액과 쌍방울이 북한으로 보낸 금액에 차이가 존재할 경우, ‘배달 사고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하노이 회담을 기점으로 조선아태위 ‘통일전선부 라인’이 휘청거렸고, 그 뒤론 조선아태위 공식 활동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북한이 한국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남북관계를 완전히 끊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하노이 회담을 전후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북한 내부에서 급감했다. 한국 문화나 체제 등에 대한 흡입력이 워낙 강하다보니까 북한 지도부 입장에선 감당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체제가 흔들리는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남쪽으로부터 재정적 이득을 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진 셈이다.”
강 대표는 “북한이 대남 관계를 국가 대 국가 관계를 넘어서 적대적 관계로 설정했다”면서 “평화무드를 형성하기 위한 기구들은 다 필요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차원에서 봤을 때 대남 평화를 표방하면서 대북송금 루트를 개척했던 조선아태위 또한 대남기구 정리 국면에서 존폐 갈림길에 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대북공작원 출신 대북 소식통은 일요신문에 “조선아태위는 통일전선부 라인이 한국 기업들과 접촉해 수금할 루트를 개척했던 조직”이라면서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 수 있는 조직”이라고 했다.
소식통은 “조선아태위는 상설 조직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남쪽 기업가로부터 대북사업 대가로 돈을 받는 등 공작 소요가 있을 때 통일전선부 의지에 따라 개점했다가 공작 소요가 없을 경우 영업을 중단하는 그런 조직”이라고 했다. 그는 “통일전선부가 외무상으로 흡수되는 상황에서 조선아태위 또한 해산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지만, 향후 공작 소요가 발생했을 때 불현듯 다시 나타나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