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착공 예정으로 관련 법률 따라 진행···건설백지화 주장 등 반대여론도 여전히 존재
#동남권신공항부터 가덕도신공항까지…최종 명칭은?
김해국제공항은 활주로 자체는 충분히 길지만 바로 뒤에 위치한 신어산과 돗대산 때문에 최대이륙하중 제한이 걸려 장거리 국제선 운항이 가능한 대형 항공기의 이륙과 착륙이 어렵다. 특히 주변에 인구밀집지역이 있어 소음피해까지 발생해 24시간 운영이 곤란하다. 이 때문에 부산 정치권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신공항 건설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당초 ‘동남권신공항’으로 명명된 프로젝트는 지난 20여 년간 무산과 재추진을 반복했다. 2021년 정부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통해 가덕도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비로소 확정됐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재량 행위가 아닌 기속 행위로 규정하면서 이른바 ‘불가역적’의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컸던 국토교통부는 특별법 제정 이후 “가덕도신공항을 특별법의 기본방향을 반영해 인천국제공항 등과 같이 커퓨타임(항공기 이착륙 제한 시간) 없이 여객과 화물 수요를 24시간 충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공항을 목표로 시설을 계획하겠다”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은 아직 확정된 명칭은 아니다. 인천국제공항도 사업 초기에는 영종도신공항으로 불린 바 있다. 부산지역 일각에서는 ‘부산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을 붙이자는 주장도 있고, 경남도 등에서는 ‘이순신국제공항’으로 불러야 한다고 얘기한다.
#추진상황과 올해 남은 과정
특별법 제정 이후 국토교통부는 2021년 5월 21일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하위법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16일 공항 분야 최상위 법정 계획인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가덕도신공항 반영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9월 17일에는 앞서 제정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시행됐다.
2021년 11월 1일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상일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 단장이 참석한 가운데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13조에 따라 출범한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의 현판 제막식이 열렸다.
2022년 4월 26일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로써 가덕도신공항은 예비타당성조사의 면제 조건인 사업목적 및 규모, 추진방안 등 사업추진 조건을 모두 충족하게 됐다. 이어 같은 해 4월 29일 해당 사업이 재정 사업 평가 위원회에서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됐다.
2023년 3월 15일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은 가덕도신공항을 매립식으로 건설해 2029년 12월 개항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25일엔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안 수립 내용을 공개했다. 이후 12월 28일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안 고시 내용의 요약본을 공개했으며, 다음 날에는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안과 함께 지형도면도 고시했다.
올해 진행될 일정은 △가덕도신공항 건설공단 설립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및 건축공사 발주 및 입찰 △환경부 장관의 환경영향평가 △가덕도신공항 실시설계 고시 △착공(부지조성공사 인허가) △가덕도신공항 접근도로 및 접근철도 발주 △본공사 착수 등이다.
#시설 부족 우려에 건설 반대 집회도
부산시의회는 2월 5일 제31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 인프라 확충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 해당 건의안은 국토부가 활주로 1본을 준공한 후 즉시 활주로 2본이 착공될 수 있도록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활주로 확장계획을 반영할 것을 요청한다는 게 골자다.
부산시의회 건의안은 활주로 한 개만으로는 제2 허브공항의 역할은커녕, 청주국제공항이나 무안국제공항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시의회는 △항공화물 100만t 이상 처리할 수 있는 화물터미널 부지확보 계획을 공항지원시설부지 개발계획 수립에 반영할 것 △공항배후도시의 이동성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신설 역사를 가덕도신공항 접근 철도 건설사업 계획에 반영할 것 등도 함께 촉구했다.
반대여론도 상존하고 있다. 사업이 가시화되자 환경사회단체와 녹색정의당 등이 참여하는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1월 18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100여 명이 참여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백지화’ 촉구 집회를 가졌다.
당시 집회에서 사회를 맡은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2시간 반이면 가는데 국내에 공항이 17개나 있다”면서 “10년 전부터 ‘어느 공항이 적자다’, ‘활주로에 고추를 말리더라’, ‘주차장에 차가 하도 없어서 운전 연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는데 또 공항을 짓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이후 2월 13일 현재까지 부산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