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1위역은 사당역, 도촬 1위역은 서울역
▲ 일요신문DB |
서울지하철 성범죄가 4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지하철 노선과 특정역에서 성범죄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성추행’과 ‘도촬’이 많이 이루어지는 지하철역에 차이가 있었다.
서울경찰청이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서울지하철 성범죄 유형별·노선별 현황’에 따르면 동 기간 동안 지하철 성범죄범은 총 4167명이고, 이중 ‘성추행’이 67.5%인 2812명, ‘도촬’이 32.5%인 1355명이었다.
성추행과 도촬을 포함한 지하철 성범죄범은 4년 새(‘08~’11) 약 3배 가까이 늘었다. ‘08년 453명이던 성범죄범이 ’11년에는 1260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성범죄 유형별로는 성추행이 2배(‘08년 394명 -> ’11년 825명) 늘어난 반면, IT기술 발달에 따라 ‘도촬’은 7.4배(‘08년 59명 -> ’11년 435명)나 증가했다.
노선별로는 2호선이 지하철 성범죄범의 절반(50.7%)인 2,114명이었다. 다음으로 1호선이 1,024명(24.6%), 4호선 499명(12%), 7호선 202명(4.8%), 3호선 146명(3.5%) 등의 순이다.
한편, 서울시의 지하철 보안관 배치현황을 살펴보면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노선과는 차이가 있었다. 지하철 성범죄는 2호선, 1호선, 4호선 등 3개 노선에서 약 90%의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었지만, 지하철 보안관은 5호선(34명), 2호선(32명), 7호선(29명) 3·4호선(각 20명) 등의 순으로 배치하고 있었다. 작년 9월부터 2인 1조로 배치하기 시작한 지하철 보안관이 성범죄 예방 외에 무질서와 지하철 노점상 단속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성범죄 예방이 주된 업무인 만큼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노선으로 전환 배치할 필요가 있다.
최근 3년 간 지하철 성범죄 유형별 상위 5개역을 분석한 결과 상위 5개 역에서 발생한 성범죄가 전체 지하철 성범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1위 역은 ‘서울역’으로 총 3045명 중 12.9%인 393명이 잡혔다. 사당역이 364명(12%), 신도림역 285명(9.4%), 서울대입구역 211명(9.4%), 교대역 208명(6.8%) 순이다. 5개 역에서 발생한 성범죄범이 최근 3년간(‘10~’12.8) 발생한 전체 성범죄범의 절반(48%)인 1,461명에 이른다.
성추행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하철역은 ‘사당역’이었다. 총 1,927명의 성추행범 중 320명(16.6%)이 사당역에서 잡혔고, 신도림역이 251명(13%), 서울대입구역 208명(10.8%), 교대역 178명(9.2%), 강남역 121명(6.3%) 순이다. 이 5개 역에서 잡힌 성추행범은 1,078명으로 전체 성추행범의 55.9%를 차지했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환승역에서 성추행범이 활동하고 있었다.
몰래카메라 도촬범은 서울역에서 전체 도촬범(1,118명)의 33.9%인 379명이나 체포됐다. 다음으로 고속터미널역 71명(6.4%), 홍대입구역 50명(4.5%),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9명(4.4%), 명동역 46명(4.1%) 순이다. 5개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도촬범은 전체 도촬범의 53.3%인 595명이었다. 도촬범은 계단과 에스컬레터가 많은 지하철역을 주 활동무대로 삼고 있었다.
진선미 의원은 “지하철 성범죄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특히 IT기술이 발달하면서 몰래카메라 도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성들이 안심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노선과 역을 중심으로, 그리고 성범죄의 발생유형에 따라 지하철 보안관과 경찰을 확대·전환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