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현역 생존 역대 최고, 도태우·최경환 무소속 출마 변수…민주 ‘제2의 김부겸’ 찾기 난항
TK 현역 의원 교체율은 3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천 파열음을 최소화하긴 했지만, 절대 우세 지역인 만큼 통상 50% 이상 물갈이를 단행해온 관례를 깨뜨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1대 총선 TK 교체율은 64%였다. 20대 총선 때는 대구 75%, 경북 46%였다. 민주당은 새진보연합, 진보당과 함께 대구에서 선거연합에 합의했다. 민주당 8곳, 진보당 2곳, 새진보연합 1곳 등 11곳에서 후보자를 내기로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변호사들이 눈길을 모았다. 대구 중구·남구에서 도태우 변호사가 현역 임병헌 의원(초선)을 누르고 국민의힘 공천을 따냈다. 대구 달서구갑에선 박 전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가 단수공천을 받았다. 달서구갑의 홍석준 의원은 “‘공정한 시스템공천’ 대원칙이 깨졌다”며 거세게 반발했으나, 결국 당의 컷오프(공천배제) 결정을 수용했다. 민주당에서는 허소(중구·남구) 권택흥(달서구갑) 후보를 공천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을 이끌었던 도태우 유영하 변호사가 TK에서 공천을 받자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으로 돌아왔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은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3월 14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도태우 변호사 공천을 취소했다. 그가 과거에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논란이 거세지면서다. 공관위는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중남구)을 전략공천하면서 빈자리를 메웠다. 도 변호사는 공천 취소에 반발하며 국민의힘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대구 동구·군위갑에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대구 북구갑에 우재준 법무법인 이유 변호사를 각각 공천했다. 앞서 국민추천제를 통해 후보자를 정하기로 한 지역구다. 컷오프된 류성걸(재선·동구갑) 양금희(초선·북구갑)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선 신효철(동구갑) 박정희(북구갑) 후보가 출마한다.
강대식(대구 동구·군위을) 김승수(대구 북구을)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국민의힘 의원은 경선을 거쳐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며 각각 재선을 노린다. 이에 맞서 황순규(동구·군위을) 진보당 후보, 신동환(북구을) 민주당 후보, 신원호(수성구을) 새진보연합 후보가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윤재옥(3선·대구 달서구을) 김상훈(3선·대구 서구) 국민의힘 의원은 4선에 도전한다. 이들은 한 지역구에서 3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천권을 무난히 따냈다. 주호영(5선·대구 수성구갑) 국민의힘 의원은 TK 최초 6선 고지를 노린다. 김성태(달서구을) 강민구(수성구갑) 민주당 후보와 서중현(서구) 개혁신당 후보가 이들 아성에 도전한다.
대구 달서구병에서는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현역 김용판 의원(초선)을 누르고 국민의힘 공천을 확정받았다. 대구 달성군에서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3선 가도에 나선다. 야권에선 최영오(달서구병) 진보당 후보와 박형룡(달성군) 민주당 후보가 대항마로 나왔다.
김정재(포항시 북구) 김석기(경주시) 송언석(김천시) 임이자(상주시·문경시) 국민의힘 의원은 3선 도전에 나선다. 이에 맞서 오중기(포항시 북구) 한영태(경주시) 황태성(김천시) 이윤희(상주시·문경시) 민주당 후보들이 출마했다.
구자근(구미시갑) 정희용(고령군·성주군·칠곡군)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재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에선 김철호(구미시갑) 정석원(고령군·성주군·칠곡군) 후보가 나선다.
구미시을에선 국민의힘 경선이 치열했다. 강명구 전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이 현역 김영식 의원(초선)을 꺾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민주당에선 김현권 전 의원이 재도전에 나섰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득표율 35.69%를 기록하며 낙선한 바 있다.
영천시·청도군에선 3파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재선)이 단수공천을 받으면서 파열음이 나왔다. 예비후보들이 단수공천에 반발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김장주 후보로 단일화했다. 민주당에선 이영수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만희 의원이 민주당 후보를 42.07%포인트(p) 차로 누르고 당선된 만큼 보수 후보가 분열한다고 해도 민주당에서 승리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경산시에선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현역 윤두현(초선)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따냈다. 다만 이곳은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친박계 좌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이다. 최 전 부총리는 경산시에서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을 한 인물이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3월 11~12일 경산시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경환 후보 42%, 조지연 후보 32%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10%p였다.
이번 총선에서 ‘영주시·영양군·봉화군·울진군’은 ‘영주시·영양군·봉화군’으로 선거구가 조정됐다. ‘군위군·의성군·청송군·영덕군’은 ‘의성군·청송군·영덕군·울진군’으로 조정됐다.
영주시·영양군·봉화군·울진군 현역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초선)은 친박계 김재원 전 최고위원(3선)을 꺾고 의성군·청송군·영덕군·울진군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후보를 찾지 못하면서 무공천까지 고려하는 모양새다. 임종득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영주시·영양군·봉화군 공천을 확정받았다. 임 전 차장은 ‘채 상병 사망사건 조사 외압 의혹’ 피의자 중 한 명이다. 민주당에선 박규환 후보가 나선다.
안동시·예천군에선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으로, 친한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은 선거사무소 외에 콜센터를 운영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공천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3월 19일 국민의힘 공관위는 “현재 혐의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고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밝히며 김 의원 공천을 유지했다. 민주당에선 영입 인재인 김상우 안동대 교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